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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세상] '울고 싶어라'…시각장애 청년이 20분째 버스 놓친 이유는

송고시간2020-12-05 06:00

시각장애 유튜버 원샷한솔, 혼자 버스 타는 영상 공개…140여만회 조회

"여러 버스 한꺼번에 오면 '멘붕'…지하철역별 남녀화장실 위치 달라 혼선"

(서울=연합뉴스) 정윤경 인턴기자 =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시각장애 청년이 홀로 버스를 타려고 시도하고 있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번호 음성안내 시스템 도움을 받아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안내 음성이 잘 들리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에 다가가 번호를 확인하려 했지만 뒷문 쪽에는 번호 표기가 없었다. 청년이 앞문으로 가려고 하는 사이 버스는 떠나버렸다.

7분 후 원하는 버스가 도착했다는 음성 안내를 듣고 급히 차도 쪽으로 갔지만 버스가 여러 대여서 각 버스 기사에게 일일이 번호를 확인해야 했다. 타려고 했던 버스를 찾았을 땐 이미 출발한 뒤였다.

20분째 버스를 타지 못하던 청년은 정류장 유리 벽에 기대며 "울고 싶다"고 토로했다.

시각장애 유튜버 '원샷한솔(28)'이 최근 유튜브에 올린 영상 '시각장애인이 혼자 버스를 탈 수 있을까'에 담긴 내용이다.

시각장애인이 혼자 버스를 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이 영상은 조회 수가 140만 회를 넘어설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1급 시각장애인인 원샷한솔이 혼자 지하철을 이용하는 후속편도 1주일 만에 조회 수 60만 회를 넘겼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버스 출입문을 찾는 모습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버스 출입문을 찾는 모습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원샷한솔은 지난달 23일 연합뉴스와 만나 "기술이 점점 발전해서 상상 이상의 것들이 가능해진 시대에 시각장애인은 대중교통 하나도 혼자 탈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상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원샷한솔은 10년 전 '레베르시신경병증'이라는 희소병 때문에 양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레베르시신경병증은 통증 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으로, 젊은 남성의 발병률이 높다.

원샷한솔은 "시각장애인은 대중교통을 (싫어해서) 안 타는 게 아니라 타고 싶어도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서 못 타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은 음성안내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아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죄송한데 몇 번 버스인가요'라고 일일이 기사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버스가 동시에 서너 대씩 도착할 때는 정말 '멘붕'(멘탈 붕괴·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점자를 읽는 모습.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점자를 읽는 모습.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힘겹게 원하는 버스에 승차하더라도 빈자리를 찾아 앉거나 목적지에 안전하게 내리는 것 역시 시각장애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원샷한솔은 "손으로 더듬어가며 빈자리를 찾을 수 없어 대체로 서 있는 편이지만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균형 잡기가 어려워 위험했던 적이 많다"며 "운 좋게 승객 배려로 빈자리에 앉았지만 하차 벨 위치를 찾지 못해 목적지에 내리지 못한 적이 더러 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그는 점자 안내판과 스크린도어가 설치돼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하철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지하철에서도 전동차 내 음성안내 시스템 소리가 작아 잘 못 듣는 경우가 있다. 역사마다 남녀화장실 위치가 달라 난감한 경험을 한 적도 있다.

그는 "(화장실 안내) 점자도 없고 음성안내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아 평소 이용하던 방향으로 갔는데 여자 화장실이었다"며 "경찰까지 출동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지만 (장애인) 복지 카드를 보여주고 나서야 오해가 풀렸다"고 말했다.

원샷한솔은 시각장애인이 대중교통을 마음 편히 이용하려면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객이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한다"며 "빨리 내리다 넘어질 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원샷한솔은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역마다 높이와 모양이 달라 허둥댈 때가 있는데 (교통) 카드를 늦게 찍으면 주위 사람 눈치가 보인다"며 "장애인이든 노인이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천천히 타더라도 기사와 승객 모두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로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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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kyeong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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