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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짜리가 4살배기 남아를…아동간 성사고 왜 반복되나[이슈 컷]

송고시간2020-12-03 08:00

(서울=연합뉴스) 지도 교사 등이 거실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사이 네 살배기 B군을 방으로 불러 신체적 접촉을 유도한 13세 A양.

지난 8월 경남의 한 보육원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경찰은 두 달여 간에 걸친 조사 끝에 A양이 B군을 성추행한 것으로 결론 내고 소년부로 송치했는데요.

만 13세인 A양은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만큼 형사처벌은 받지 않게 됩니다.

해당 보육원 측은 교사와 원생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성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추가 수사를 요구한 B군 어머니는 아들이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걱정했습니다.

B군이 또래 여자아이의 몸에 관심을 두거나 스킨십을 유도하는 등 성행동을 한다는 설명인데요.

아이들을 집단으로 수용한 시설에서 아동 간 성(性)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충격을 줬는데요.

5세 여아가 동갑인 남아에게 성 관련 사고를 당했다는 이 사건은, 여아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이 국민청원을 올려 세간의 화제가 됐습니다.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입건된 보육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고, 경찰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내사를 종결했는데요.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문제가 커지자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유관 기관은 지난 8월 영유아 성행동 문제 대응을 위한 범부처 합동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어린이집 교사 중 성교육 담당 교사를 지정, 매년 관련 교육을 이수하게 한 뒤 이 내용을 각 반 담임교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요 골자.

영유아 성 행동을 위험도에 따라 '일상', '우려', '위험' 등 3단계로 구분, 대응 방안을 담은 매뉴얼도 마련됐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는 일선 교사에게 또 하나의 짐을 얹는 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데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 든다"며 "성교육 담당 교사의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데다, 오히려 교사에게 지나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고 짚었는데요.

보육 현장에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나옵니다.

강원미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소규모 어린이집은 대부분 원감이나 주임 교사가 성교육 담당까지 떠맡아야 해 중간관리자 역할이 어렵다"고 토로했는데요.

박기남 부산시 어린이집연합회장 역시 "매뉴얼은 단계별로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담당자가 아이들을 상시 관리하면서 특별한 행동을 관찰하고 다른 교사를 가르치기엔 업무가 과중한 상황"이라며 전문기관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어린이집 아동 성 관련 일탈행위 대응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보육교사가 성행동 문제를 지도하는데 필요한 교육 경험이 태부족한 상황.

어린이집 교사 40.8%는 아이들이 성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성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설명하는 법을 모르겠다며 애로사항을 호소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보육 기관에만 이 문제를 맡겨둔다면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합니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아이들이 성적 자극에 일찍 노출되고 그 빈도 역시 잦아졌지만, 이들을 돌보는 인력이 충분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 현실.

가정, 지자체를 포함해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임현택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며 아동 성사고 방지를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부모 대상 교육, 인력 충원 등을 선결 과제로 꼽았습니다.

강 의원은 "단지 매뉴얼 만들고 관리·감독하는 소극적 주체가 아닌 가정과 보육 현장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조정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홍요은 인턴기자 박소정

13살짜리가 4살배기 남아를…아동간 성사고 왜 반복되나[이슈 컷] - 2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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