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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KBS 앵커 "레거시 미디어? 유산 활용해 중심 잡아야"

송고시간2020-12-02 07:30

"1년간 BTS 대담과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보도 기억 남아"

이소정 KBS 뉴스 9 앵커
이소정 KBS 뉴스 9 앵커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난해 11월 지상파에서 첫 여성 메인 뉴스 앵커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이소정 KBS 앵커가 어느덧 'KBS 뉴스 9'를 진행한 지 1년을 넘겼다.

최근 KBS 여의도 사옥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어제의 '멘붕'(멘탈 붕괴)을 잊게 해줄 것은 오늘의 멘붕일지도"라는 용식(강하늘 분)의 대사로 요즘 느낌을 대신했다.

"여전히 정신이 없고, 아직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아요. 앵커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됐잖아요. 재난주관방송사는 이럴 때 더 역할이 중요해지니까요."

그는 "너무 불안감을 조성해서도 안 되고, 정보는 정확하게 전달해야 해서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된다"며 "권력이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자본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는 본연의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앵커는 지난 1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로는 세계 음악사에서 기록을 쓰는 중인 방탄소년단(BTS)과의 단독 대담을 꼽았다.

"BTS와 인터뷰할 때는 아미(팬클럽)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말 한마디 잘못하면 KBS가 초토화되지 않을까' 하면서요. (웃음) 앵커실 AD가 아미라 BTS 앨범별 메시지, 판매량, 멤버별 특징 등 공부 거리를 잔뜩 챙겨줘서 잠 못 자고 공부한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BTS 대담을 통해 KBS도 젊은 여성들과 호흡할 기회를 마련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는 '자발적 비혼모'로서 사회에 화두를 던진 사유리도 잊을 수 없을 보도로 꼽았다. "연예 뉴스로 나왔으면 가십으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며칠을 이어가며 보도한 덕분에 사회적 토론이 이뤄졌고,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재조명됐죠. 사유리 씨가 귀국하면 뉴스에도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 앵커는 이 밖에도 '만삭의 위안부' 영상 첫 발굴, '일하다 죽지 않게' 기획보도, '국회감시 프로젝트K' 등을 성과로 꼽았다.

뿌듯한 보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른바 '검언유착' 관련 오보 사태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앵커 멘트에서 한 소설 문구인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는 부분을 인용했다가 고인의 지지자들로부터 비판받은 일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 앵커는 "검언유착 오보의 경우 실수가 있었지만 바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시는 그런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박 시장 건도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소정 KBS 뉴스 9 앵커
이소정 KBS 뉴스 9 앵커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뉴스는 앵커 역할이 늘어나는 추세다. 리포트 후 별도 코멘트를 하기도 하고, 회의를 통해 구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KBS 뉴스에 개인 목소리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주관적인 표현은 최대한 빼고 '팩트'를 많이 말씀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리포트로만은 충분하지 않거나 흐름을 짚어줘야 할 경우 코멘트로 소화하려고 하고 있고요."

KBS 뉴스는 여전히 10% 중반(닐슨코리아)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지만, 공영언론이 처한 위기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이 앵커는 "흔히 요새 '레거시 미디어'라고 하는데, 물론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단어에 '헤리티지'(유산)라는 의미도 포함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쌓아온 자산과 책임이 있다. 그 탁월함을 활용해 중심을 잡으면서 시청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관을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은 출근 전부터 이미 지칠 때가 많다"는 그는 "얼마 전 온라인 수업을 소홀히 하는 아이를 혼내면서 '엄마 앵커 그만두고 같이 공부해야겠다'고 하니 아이가 '그래도 9시 뉴스는 중요하잖아요' 하며 울어서 끌어안고 같이 울었다"고 웃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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