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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이냐 실리냐'…이란 핵과학자 암살 대응 놓고 고심

송고시간2020-11-29 18:48

로하니 대통령 "전략적 인내"…이란 강경파 "안보 실패" 정부 압박

암살당한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추모하는 정부 관계자들
암살당한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추모하는 정부 관계자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이란의 핵 개발을 이끈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자국 내에서 암살되면서 이란 정부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내 강경파들은 암살 배후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중도·실용 노선 정치인들은 내년에 들어설 미 바이든 행정부와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해 군사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했을 때 이란은 곧바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간) 이란이 '강경파 요구 수용'과 '바이든 정부와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두개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중도·실용 노선을 내세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이른바 '전략적 인내'의 유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모든 적들은 위대한 이란 국민이 이 범죄 행위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더 용감하고 명예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강도 높은 경제 제재에 시달려왔다.

이에 따라 많은 이란 지도자들은 내년 임기를 시작할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 제재를 완화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크리자데 관 운구
파크리자데 관 운구

[AFP=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와 새 출발을 기대하는 중도·실용 노선의 이란인들은 트럼프 임기 말기인 현시점에서 반격 등 적대적 행동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강경파는 로하니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허용하는 등 안보에 실패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란의 '전략적 인내'가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 때문에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와의 새 출발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강성 정치 평론가인 포아드 이자디는 "만약 이런 수준의 테러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가해자들은 이란이 반응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공격을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테러 공격이 반복되는 것은 보면 확실히 지금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 순교자를 살해한 책임자들의 머리 위에 천둥처럼 내려와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으로 이란 내 강경파들이 가장 많은 정치적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은 이스라엘과 새로운 갈등은 서방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이란 강경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바킬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뒤 이란 내 강경파가 미국과 새로운 협상을 최대한 미루려고 로하니 대통령을 압박해왔다"며 "강경파의 입지는 이런 공격이 계속될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통령 사진 불태우는 이란 시위대
미국 대통령 사진 불태우는 이란 시위대

[로이터 = 연합뉴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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