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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그후 5년] ③실재하는 기후변화…대응 안하면 큰 피해

송고시간2020-11-29 08:00

온실가스가 초래한 온난화, 폭염·홍수 등 극한 날씨로 존재 입증

온실가스 감축에 큰 비용 들지만…안 할 때 피해보단 적다

펄펄 끓는 지구촌…"유력한 범인은 기후변화"[연합뉴스TV 제공]

펄펄 끓는 지구촌…"유력한 범인은 기후변화"[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구온난화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개념이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그 실체를 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기후변화는 이미 폭염, 가뭄, 태풍, 홍수 등 여러 모습으로 세계 각국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2100년까지 기온 상승폭을 2℃, 더 나아가 1.5℃까지 줄이기로 한 파리 협정은 그것이 가능해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선택한 목표다.

전지구 온도 편차 그래프
전지구 온도 편차 그래프

(서울=연합뉴스) 1854∼2019년 전지구 온도 편차(산업화 이전 대비)의 5년 이동평균. 2020.10.8
['세계기상기구(WMO) 지구기후보고서(2015∼2019)'에서 발췌]

◇ 기후변화는 허구 아닌 실재…폭염·홍수로 존재 입증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들며 지구온난화가 소설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무자비한 한파가 기록을 죄다 갈아치울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라며 지구 온난화를 주장하는 이들을 조롱한 사례는 유명하다.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원리는 간단하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열을 가둔다. 그런데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지구 대기층의 이산화탄소량이 산업혁명 이전 양의 2배에 다가가고 있다.

그 결과 또한 명확하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간한 'WMO 지구기후보고서(2015∼2019)'에 따르면 2015∼2019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랐다.

해수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0.8도, 앞선 5년보다는 0.1도 더 따뜻해졌고, 그 결과 전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년 1월 처음 측정했을 때보다 90㎜ 올라갔다.

이러한 평균 온도 및 해수면의 상승은 수치상 미세해 보여도, 태풍과 홍수, 폭염 등 극한의 날씨를 초래한다.

우리나라 또한 올해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인한 대규모 홍수라는 엄청난 재해를 겪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미 그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짚었다.

북극과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의 이상 기후가 야기됐다는 것이다.

따뜻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습기를 더 많이 머금고, 그 증가량은 기하급수적이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공기는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막대한 비를 쏟아낸다. 비 내리는 날 수가 줄어 가뭄이 오면서도 일단 내리기 시작하면 홍수가 날 수 있는 것이다.

2018년에는 무시무시한 폭염과 폭설이 우리나라를 덮쳤다.

2018년 1월 말과 2월 초 사이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 4.8℃로,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바로 그해 여름에는 장기간 폭염이 지속돼 일 최고기온을 경신(41℃·홍천)하는 등 기온 변화는 극에 달했다.

기상청은 당시에도 그 원인 중 하나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꼽았다.

전 지구적으로 살펴봐도 지구 평균 기온이 가장 뜨거웠던 열여덟번의 해 가운데 열일곱번이 2001∼2018년 사이에 몰려있다.

평균 해발고도가 2∼3m에 불과한 몰디브와 투발루 등은 2100년이면 수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인류가 좀더 안락한 삶을 누리겠다는 목적으로 산업화를 가속화한 것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가 만든 풍경
지구 온난화가 만든 풍경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동아시아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모습은 불볕 더위나 사막화가 아닌 홍수였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1일 장마로 임진강 하류에 물이 불어나 강 근처 농경지가 잠긴 모습이며, 왼쪽 사진은 13일 수위가 잠시 안정되자 평소처럼 모습을 드러낸 농경지의 모습이다. 2020.8.13
andphotodo@yna.co.kr

◇ 기후변화 대응, 비용 들지만…대응 안 할 때 피해보다는 적어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발생 원인의 86%를 차지한다.

석탄 중심의 현행 에너지 체계를 아예 바꿔야 하는 문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는 이미 친환경차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돌입했다.

그러나 석탄 발전에 최적화된 경제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에너지 소비 국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으로도 전 세계 11위에 올라 있다.

1인당 배출량은 14t 정도로, 평균 6t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0'이 되려면 1인당 2t까지 배출량을 낮춰야 하는데 그 비용은 우리가 결국 책임져야 할 몫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최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생산 구조로 전환할 방법의 하나로 전기세에 환경비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시안에 따르면 환경비용(환경 경영을 위한 투자액, 오염 예방 비용 등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소요되는 비용)을 50% 전기세에 적용할 때 올해 월 5만원의 전기요금을 내는 가정은 2030년 월 5만7천700원을 부담하게 된다.

환경비용 100%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면 2030년에 월 7만5천원까지 전기 요금이 늘어난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이 정부 초안대로 추진될 경우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3개 업종의 전환 비용만 40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야기할 피해가 이를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인류가 감수해야 하는 피해보다 훨씬 더 크다는 데 있다.

KEI 연구에 따르면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의 누적 피해 비용은 3천128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계획대로 이행하면 1천667조원으로 피해가 46% 감소한다.

미국 연방기관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기후변화 보고서'를 2018년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기후변화가 2015년 이후 4천500조 원 이상의 물적 피해를 야기했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탄소중립은 이미 전 세계가 설정한 목표이고, 이를 위해 모든 경제 및 산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늑장을 부린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할 대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2020~2040년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향후 20년 이내 글로벌 전력 수요에서 재생에너지가 90%를 차지하는 반면, 석탄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인도의 태양광 발전 원가는 약 40원, 영국 해상 풍력 발전 단가는 약 86원으로, 우리나라 석탄 발전단가인 80원대와 같거나 오히려 더 저렴해졌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당일 '파리 협정'에 재가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연합(EU)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여부에 따라 관세를 매긴다는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이미 인지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채여라 KEI 선임연구위원은 "기후변화 피해 비용은 1.5℃ 이상의 온도 상승 후 급격히 증가하며, 추가 감축 노력이 없을 경우 2050년 이후 피해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피해 비용과 비가역적인 대규모 피해 발생 확률을 고려한다면 선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피해비용[KEI 보고서 발췌]

우리나라 기후변화 피해비용[KEI 보고서 발췌]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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