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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정치적'이라며 불허했던 '김용균 추모문화제' 허가

송고시간2020-11-28 07:30

구청 "정보 부족해 심의 과정에 오해"…내달 12일 마로니에공원

태안화력발전소서 사망한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 유품
태안화력발전소서 사망한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 유품

[공공운수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공연장 대여를 거절당했던 '김용균 추모문화제'가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서울 종로구는 마로니에공원운영위원회가 27일 재심의 회의에서 '김용균 추모문화제'에 공연장 사용을 불허한 당초 결정을 뒤집고 대여를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김용균씨의 2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 등은 다음달 12일 추모시 낭송회와 노래극, 진혼곡 퍼포먼스 등 추모 행사를 2시간여에 걸쳐 공원에서 진행하겠다고 이달 초 종로구 홈페이지에 신청했다.

추모위는 이후 전화로 구청 측에 문화제 성격에 관해 설명하고, 담당자로부터 "예술공연이면 대관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8일 종로구청은 "공원운영위원들이 정치적인 문화제라고 해석했다"며 돌연 대관 불허를 통보했다.

추후 문서로 전달받은 불허 사유는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하기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됨" "주택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원에서는 되도록 문화행사 위주로 승인돼야 함" 등이었다.

[촬영 정성조]

[촬영 정성조]

추모위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등 주최 단체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싸워온 우리는 종로구청이 제시한 '정치적'이란 기준이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의미인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한 노동자를 추모하는 예술인들의 문화제는 정치적인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발했다.

갈등이 커지자 종로구는 26일 주최 측에 공문을 보내 "추모제의 세부적인 행사 계획을 공원운영위에 제공하지 못한 채 심의를 진행하다 보니 불승인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사과하고 긴급 재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마로니에공원운영위는 문화예술 전문가 3명, 공무원 3명, 지역주민 2명, 공원관리 전문가 1명 등 총 9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종로구 관계자는 "경위를 파악해보니 세부 계획서를 받지 않고 홈페이지 신청란의 간략한 정보만 공원운영위에 제공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스템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청 담당자가 불허 이유를 주최 측에 전하면서 애초 공원운영위가 하지도 않은 '정치적'이라는 말을 사용한 문제도 있다"며 "김용균씨 산재 사망은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사안으로 정치적이라는 표현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예정대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김용균 추모문화제는 현장에서는 물론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마로니에공원
마로니에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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