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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큰 정부 시대와 친환경 투자

송고시간2020-11-28 10:30

뉴딜 향후 계획 보고하는 홍남기 부총리
뉴딜 향후 계획 보고하는 홍남기 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3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뉴딜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보고하고 있다. 2020.11.16 cityboy@yna.co.kr

큰 정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후 경제 운용에서 정부의 역할이 커졌고, 11월 미국 대선에서도 시장에 대한 개입주의적 성향을 가진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그렇지만 필자는 큰 정부 시대가 코로나19나 미국 대선을 매개로 새로 시작된 현상이라고 보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환경에서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반작용이 정부의 역할 강화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 명목 GDP와 M2(총통화)
한국 명목 GDP와 M2(총통화)

[신영증권 제공]

◇글로벌 경제의 딜레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 운용에서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 은행들의 통화정책은 저금리·제로금리·양적완화 등으로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돈이 흘러가는 방향을 직접적으로 결정해주진 못한다. 금리와 유동성의 규모를 결정할 뿐이고, 풀린 유동성으로 어떤 경제활동을 할 것인가는 민간이 결정한다.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딜레마는 중앙은행이 풀어놓은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 편향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실물경제 활동을 상징하는 미국의 산업생산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반면, 주택과 주식 등 자산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화폐 영역에서 풀린 돈의 규모는 실물경제의 크기에 조응하는 속성이 있다. '거래의 매개 기능' 등을 통해 실물경제 활동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화폐가 가진 주요 책무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실물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잣대인 GDP(국내총생산)가 커지면 통화의 양도 함께 증가한다. 20년 전인 2000년만 해도 한국의 실물경제 규모와 풀린 돈의 규모는 비슷했다. 명목GDP는 652조 원이었고, M2(총통화)는 693조 원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6월 말에는 명목GDP가 1천915조 원인 반면, M2는 2천937조 원까지 늘었다. 실물경제가 늘어난 돈을 흡수하지 못하는 가운데,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정부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앙은행이 풀어낸 막대한 유동성을 민간의 자원배분 기능에 맡겼더니 실물이 아닌 자산시장 편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자원배분을 하란 것이 IMF 권고의 정신이라고 본다.

자산가격 상승 자체가 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 확대는 불평등을 강화시킨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모든 종류의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양극화 강화에 대한 인식은 정부 역할 제고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는데, 코로나19 확산을 매개로 이런 흐름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딜레마는 성숙된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국가별 도시화율
국가별 도시화율

[신영증권 제공]

◇정부의 명분 있는 지출

정부는 이익이 아니라 명분이 있는 지출을 해야 하는데, 복지성 지출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도시화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어 도시화 초기 국면에선 주택이 필요하고, 도로를 닦아야 하고, 학교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말 그대로 생활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는 정부가 할 일이 많다.

그 후 도시화가 마무리되면 정부 활동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이 크게 축소된다. 한국의 도시화율은 85%에 이르렀다. 90%가 넘는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90년대 초 이후 '잃어버린 20년' 동안 일본 정부는 토목사업에 경제적 자원을 집중했다. 차도 잘 안 다니는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놨고, 관공서를 대규모로 신축했다.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정부의 역할이 커졌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으니 토목에 돈을 쓴 것이다. 고육지책이었겠지만 일본식 토목 투자가 좋은 전범이 될 수는 없다.

자산시장에서 맴돌고 있는 유동성을 실물경제로 돌려 균형을 맞추는 게 최선의 정책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명분 있는 투자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기후온난화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존재하나 돈을 쓰는 입장에서는 친환경처럼 좋은 명분이 없다.

정부 주도로 나타나는 한국의 '그린 뉴딜 펀드', 2조 달러대로 거론되는 미국의 '그린 뉴딜 계획' 등은 모두 명분 있는 투자란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관련 주식 투자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sig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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