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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흐르지않는 '어설픈 관광지' 한강발원지 검룡소 지리생태원

송고시간2020-11-30 07:03

태백시 65억 투입 조성…태백향토문화연 "대부분 관계없는 시설"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의 개울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의 개울

[촬영 배연호]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최근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을 찾은 김강산 태백향토문화연구소장(71)은 분통이 치밀어 올랐다.

강원 태백시 창죽동 창죽천의 최상류 못인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이고, 지리생태원은 태백시가 검룡소 이야기를 콘텐츠로 조성한 생태·지리 여행 관광지이다.

김 소장은 "지리생태원에 설치된 시설 대부분은 검룡소와 관계없다"며 "검룡소는 물길 514㎞의 한강이 시작되는 곳인데 지리생태원을 관통하는 개울에 물도 흐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검룡소는 하루 2천∼3천t씩 물이 솟는 못(沼)이다.

못에서 솟은 물은 창죽천으로 흘러 조양강, 동강을 이룬 후 한강이 된다.

그의 탄식대로 창죽천 상류인 지리생태원의 개울에는 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

검룡 스토리존
검룡 스토리존

[촬영 배연호]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

[촬영 배연호]

◇ "전설 주인공 이무기 아니라 용이다"

그는 1984년 검룡소를 처음 발견한 당사자이고, 검룡소(儉龍沼)라는 이름도 그의 작품이다.

검룡소는 3년 후인 1987년 국립지리원 도상 실측을 통해 한강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김 소장은 "검룡소의 검(儉) 자는 단군왕검의 검 자이다"며 "이는 단군왕검은 우리 민족의 뿌리이고, 검룡소는 한강의 뿌리라는 의미이다"고 말했다.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은 태백시가 국·도·시비 65억원을 투입해 2019년 말 조성했다.

사업 목적은 중부내륙권 지리 관광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관광명소 개발이다.

넓이 5만2천여㎡의 터에 발원지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검룡 스토리존과 한강 유역의 역사·문화를 테마로 한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으로 구성됐다.

검룡 스토리존의 이무기의 내용에 대해 김 소장은 "검룡소 전설의 주인공은 이무기가 아니라 예로부터 신성하고 신비한 동물로 여겨온 용(龍)이다"고 지적했다.

너와집, 굴피집, 귀틀집 등으로 조성된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에 대해서는 "이런 시설은 인근 정선 아라리촌 등 여기저기에 있는 데다 광부 등이 춤추는 조형물의 의미를 전혀 모르겠다"며 "중부내륙권 지리 관광의 시발점이라는 설명이 무색하다"고 주장했다.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의 물레방아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의 물레방아

[촬영 배연호]

검룡 스토리존의 조형물
검룡 스토리존의 조형물

[촬영 배연호]

◇ 국립공원에 포함…운영계획도 못 세워

더 큰 문제는 시설을 준공한 지 1년이 됐지만, 운영계획도 세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은 태백산국립공원 안에 있다.

태백시는 사업 부지가 국립공원에 편입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2015년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사업 부지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만 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이어 사업을 마무리한 후 올해 5월부터 시설 운영에 대해 국립공원과 협의를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위탁운영비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내년 정식 개장을 목표로 운영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되는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고민 많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30일 "물은 생명이고, 발원지는 생명을 잉태하는 땅이라는 최고의 이야기를 간직한 검룡소를 어설픈 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것도 속상한데 국립공원 제척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사업을 했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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