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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입고 법정에 섰던 전두환, 24년만에 양복입고 선고 재판장에

송고시간2020-11-30 10:00

1996년 12·12와 5·18 재판 1, 2심 선고 당시 "사형에 애써 태연…감형에 미소"

2020년 사자명예훼손 재판 선고 재판장 출석 예정, 재판 결과에 따른 반응 '주목'

1996년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 끝)
1996년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 끝)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사형'이 선고되자 전씨는 잠시 움찔하면서도 예상됐던 일이라는 듯 정면만을 응시하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연출했다."

1996년 8월 26일 12·12 및 5·18 사건과 권력형 부정 축재 사건의 1심 선고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표정을 묘사한 당시 연합뉴스 기사의 한 대목이다.

전씨가 30일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 1심 선고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다시 법정에 선다.

그가 선고 재판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6년 12·12와 5·18 사건, 권력형 부정 축재 사건 재판 1, 2심에서 각각 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미결수의 푸른 수의(囚衣)를 입고 선고 재판장에 출석했다.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상고심은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1996년 1심 재판 당시 전씨는 미결수 신분으로 안양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당시 안양구치소 관계자는 "전씨는 어제 종일 소설 '대망'을 읽고 불경을 암송하는 등 차분한 모습이다"며 "선고 공판일을 하루 앞두고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심 선고 당시 재판장의 입이 주목되는 시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전씨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사형'이 선고되자 전씨는 잠시 움찔했다.

그러나 곧바로 예상됐던 일이라는 듯 정면만을 응시하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재판을 방청한 현장 기자는 "재판이 끝나자 전씨는 법정에서 일어서며 '보스의 품위'를 지키려는 듯 노태우 씨를 비롯한 피고인들과 일일이 악수했다"고 전했다.

옅은 미소 짓는 전두환
옅은 미소 짓는 전두환

1996년 8월 12.12 및 5.18 사건 1심 선고공판 당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형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2심 재판에서는 전씨의 '미소'가 주목됐다.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말수가 적어지고, 입맛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던 전씨는 눈을 감고 아랫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조용히 고개를 들어 재판부를 응시하며 항소심 재판장의 판결을 기다렸다.

무기징역형으로 감형이 판결되는 순간 그는 죽음에서 살아난 세상을 실감하는 듯 입가에 엷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전씨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노씨의 손을 잡았고, 다른 피해자에게도 미소를 지으며 일일이 악수를 하며 "수고했습니다"고 말했다.

무기징역이 확정된 상고심 판결 선고에는 불출석한 전씨는 구치소에서 '법화경'을 읽으며 판결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당시 2심 선고 재판 이후 약 24년 만인 이날 다시 법정에 서서 재판장의 판결을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왜 이래" 고성 치는 전두환
"왜 이래" 고성 치는 전두환

2019년 3월 재판 출석 당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이날 1심 선고를 받는다.

푸른 수의를 사면으로 벗고 말끔한 양복을 차려입은 상태로 변모했지만, 세월이 지난 후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보인 그의 서로 다른 모습은 재판 결과에 따른 표정을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전씨는 이번 재판과정에서 계속 불출석하다가 지난해 3월과 올해 4월 두 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해 출석 당시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고함쳤고, 두 번째 출석에서는 침묵했다.

재판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말은 분명히 말하면서도, 재판 과정에서는 졸다 깨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법원의 생중계 불허로 이번 재판장에 선 전씨의 모습을 국민들은 간접적으로 전해 들을 수밖에 없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이번 사자명예훼손죄 혐의를 두고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고 전씨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항의받으며 법원 떠나는 전두환
항의받으며 법원 떠나는 전두환

2020년 4월 두 번째 재판 출석 당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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