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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그대로인데 세금만…집 팔고 나가란 얘기냐" [이슈 컷]

송고시간2020-11-28 08:00

(서울=연합뉴스) "세금 낼 자신이 없으면 집을 팔고 나가라는 거잖아요. 왜 실거주 1주택자가 미실현 소득에 대한 세금으로 거주의 자유를 빼앗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이모(41)씨는 "월급쟁이 입장에서 들어오는 소득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올랐다고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며 "투기로 집을 산 것도 아니고 실거주 목적으로 10년 넘게 살고 있는데 너무 한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올해 대폭 오른 공시가격을 반영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지난 23일 고지되면서 곳곳에서 "종부세가 작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내년이 더 심각하다" 등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대상자는 66만7천명. 이는 작년과 비교해 15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세액은 1조8천148억원으로 작년보다 무려 42.9%(5천450억원) 늘었습니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일정 가격이 넘는 주택 또는 토지를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데요.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원(시세 약 13억원) 이상이면 종부세를 내야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세율은 변동이 없지만 올해 종부세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원인은 집값이 상승한 가운데 부동산 공시가격이 오르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상향됐기 때문입니다.

종부세 부담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죠.

우선 부동산 공시가격은 앞으로 시세의 90%까지 점진적으로 현실화되고 지난해 85%이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 90%, 내년엔 95%, 내후년엔 100%까지 증가할 예정입니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 보유자는 작년에 종부세를 281만7천원 냈다면 올해는 494만원을 부담합니다. 2022년에는 1천474만원을 내야하죠.

특히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강남뿐만 아니라 마포, 용산, 성동구 등 강북에서도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늘었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를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작년에는 종부세를 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26만1천970원이 고지됐죠.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올해 처음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됐는데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 주택이 중상층쯤 되면 거의 종부세 대상이 돼 버리는데 그 가격 자체가 적절한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원래 강남3구 대상이 많았지만 최근 마용성이라고 해서 강북지역 주택들도 상당히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심 교수는 "새롭게 종부세를 내야 할 사람들이 늘어서 불만이 많고, 해당 지역에 오랜 기간 살았던 분들 특히나 연금 생활자, 마땅한 소득이 없는 경우엔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은퇴하고도 종부세 납부하려고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나"라는 종부세 성토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집값이 수억 원 오른 만큼 이에 걸맞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일부 누리꾼은 "많이 가진 사람, 많이 번 사람들이 세금을 더 내는 게 당연하다", "최고상위계층만 내는 종부세, 나도 내고 싶다" 등 반응을 보였죠.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파트들의 시가가 1년 사이 3억4천만~8억7천만원 올랐다"며 "그 정도로 집값이 뛴 아파트를 소유한 분들이라면 그만한 세금을 내는 게 옳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세율을 낮추고 납부대상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물가가 2%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25.6%나 올랐다"며 "공시가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만큼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택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2009년 고가주택을 9억으로 책정한 이후 11년이 넘도록 변동이 없었다"며 "고가주택 개념이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죠.

갈수록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산층 실거주자나 연금생활자 등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성윤지 인턴기자 박소정

"월급은 그대로인데 세금만…집 팔고 나가란 얘기냐" [이슈 컷] - 2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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