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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탈리아서 '페미사이드'로 91명 숨져…사흘에 한명꼴(종합)

송고시간2020-11-26 01:22

교황 "더 나은 세상 원한다면 여성 존엄 위해 더 노력해야"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해 붉은색 조명으로 물들인 이탈리아 총리 관저 '키지궁'. [ANSA 통신]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해 붉은색 조명으로 물들인 이탈리아 총리 관저 '키지궁'. [ANSA 통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올해 이탈리아에서 100명에 가까운 여성이 남편이나 남자친구 등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공개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 말까지 집계된 '페미사이드'(Femicide) 건수는 91건에 달했다. 대략 사흘마다 여성 한 명이 살해된 셈이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인(Homicide)의 합성어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되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다.

올해 전체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99명) 대비 다소 줄었으나 의미를 둘 만한 감소 폭으로 보긴 어렵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족 구성원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수가 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56명은 남자친구에게 희생된 경우였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령이 가정 폭력에 의한 페미사이드를 촉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페미사이드를 상징하는 100개의 실루엣. 2017.11.23. [EPA=자료사진]

페미사이드를 상징하는 100개의 실루엣. 2017.11.23. [EPA=자료사진]

봉쇄령으로 외출이 엄격히 제한됨과 동시에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3∼6월 사이 희생된 여성 26명 가운데 21명은 함께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였다.

2000년 이래 20년간 이탈리아에서 페미사이드로 숨진 여성 수는 총 3천344명으로 해당 기간 전체 살인 사건(1만1천133건)의 30%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여성 폭력을 근절하자는 캠페인이 진행된 이날도 이탈리아에서 여성 두 명이 남편 또는 남자친구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비극이 이어졌다.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은 도미니카공화국 군부 독재에 항거하던 세 자매가 1960년 11월 25일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에 의해 살해당한 일에 기원을 두고 있다.

중남미 여성인권 운동가들이 1981년 이들 세 자매를 추모하고자 이날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로 정했고 1999년에는 유엔이 공식 기념일로 제정했다.

기념일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도 여성 인권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했다.

교황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여성은 매우 자주 모욕과 학대, 성폭력에 희생되고 매춘부로 유인당한다...더 좋은 세상을 원한다면, 전쟁의 안마당이 아닌 평화의 집을 원한다면 우리 모두는 여성 개개인의 존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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