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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경고·지도부 고발…태국 '왕실모독죄' 시위사태 영향줄까

송고시간2020-11-23 10:53

의사당·경찰본부 충돌에 강경모드로…25일 왕실자산국 시위 주목

태국 시위대가 방콕 시내 경찰본부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2020.11.18
태국 시위대가 방콕 시내 경찰본부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2020.11.18

[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근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물리적 충돌이 잇따르는 가운데, 왕실모독죄가 공론화할 조짐이어서 사태 추이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반정부 시위대가 총리 퇴진 및 개헌과 함께 핵심 요구사항으로 외쳐 온 군주제 개혁과 맞닿아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2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국민운동((People's Movement)의 공동 대표인 파누사야 싯티찌라와타나꾼이 지난 20일 왕실모독죄로 경찰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누사야를 고발한 이는 작곡가이자 유명 연예기획사 관계자라고 신문은 전했다.

파누사야가 어떤 사건 때문에 왕실모독죄로 고발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반정부 시위가 재개된 뒤 지난 8월 탐마삿대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10개항'을 공개적으로 낭독하면서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왕실모독죄라고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왕실모독죄 고발은 공교롭게도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지난 19일 언론과 만나 "법을 위반하는 시위대에 대해 모든 법률과 조항이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다음날 왕실모독죄도 '모든 법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확인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쁘라윳 총리 발언은 지난 6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왕실모독죄를 적용하지 말라고 언급했다고 밝힌 것에서 달라진 입장으로도 해석됐다.

의시당 건물 앞의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모습. 2020.11.17
의시당 건물 앞의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모습. 2020.11.17

[EPA=연합뉴스]

특히 최근 개헌안 심의 과정에서 의사당 및 경찰본부 앞에서 발생한 시위대의 경찰 ·왕당파간 충돌 등을 계기로 정부가 강경 모드로 돌아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4개월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시위대를 대상으로 왕실모독죄가 직접 적용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오는 25일 예정된 반정부 시위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위는 왕실자산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왕실자산국은 약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태국 국왕의 재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시위대는 군주제 개혁 요구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왕실자산국이 왕실 자산을 관리해왔지만, 군부 정권 시절인 지난 2017년 왕실의 모든 자산을 국왕이 직접 관할하고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왕실자산 구조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25일 시위에서는 차 벽이나 물대포 등 경찰의 더 강력한 대응은 물론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왕실모독죄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운동측은 왕실자산국 앞에서 열리는 시위가 정부 당국에 의해 강제 해산당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반정부 시위 활동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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