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조선 선비 죽음 의미는…"생을 잘 마무리하며 끝을 맺는 휴식"

송고시간2020-11-23 10:25

국학진흥원 내년 4월까지 '군자유종, 선비의 죽음' 기획전

한국국학진흥원이 오는 24일 유교문화박물관에서 '군자유종(君子有終) 선비의 죽음' 기획전을 연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국학진흥원이 오는 24일 유교문화박물관에서 '군자유종(君子有終) 선비의 죽음' 기획전을 연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죽음이 그렇게 어둡고 무섭고 슬프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오는 24일부터 유교문화박물관에서 '군자유종(君子有終), 선비의 죽음'이란 주제로 정기기획전을 연다.

다소 무섭고 두려울 수밖에 없는 죽음을 소재로, 그것도 조선 시대 선비 죽음을 주제로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올해는 조선 시대 군자 표상인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450주년이어서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가 깊다.

일반인에게 죽음은 두렵고 외롭고 슬픈 주제이다.

무섭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죽음은 전시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죽음을 생각하면 으레 저승사자, 귀신, 무덤, 시신과 같이 꺼리는 단어를 연상한다.

그런데 이번 전시 풍경은 사뭇 다르다고 한다.

이를 기획한 국학진흥원 학예사는 "조선 시대 유학자 죽음을 주제로 구성한 것은 죽음이 그렇게 어둡고 무섭고 슬프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설명한다.

조선 유학자 죽음은 유교 경전 가르침에서 기인한다.

중국 유교 경전 가운데 하나인 서경(書經)에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다섯 가지 복(福) 가운데 하나를 '천명을 다하고 죽었다'는 의미로 고종명(考終命)이라고 했다.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마침내 끝맺음으로 죽는 것을 행복한 죽음이라고 여겼다.

전시 주제인 군자유종 역시 덕을 베풀던 군자가 마침내 끝맺음으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행복한 죽음을 시사한다.

'퇴계선생유계'에는 예장을하지 말라, 유밀과를 쓰지 말라, 비석을 세우지 말고 조그만 돌을 쓰라, 선대 묘갈명을 끝마쳐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퇴계선생유계'에는 예장을하지 말라, 유밀과를 쓰지 말라, 비석을 세우지 말고 조그만 돌을 쓰라, 선대 묘갈명을 끝마쳐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퇴계 선생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을 때 제자인 간재 이덕홍이 뽑은 점괘이기도 하다.

유학자는 훌륭한 신하로, 스승으로, 어버이로 맡은 사명을 마치고 나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군자만이 고요하고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기획전에는 조선 시대 유학자들 죽음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죽음이 결코 두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1부에는 유교 경전 속에서 죽음과 관련해 전하는 한결같은 인식, 죽음은 곧 휴식이라는 교훈을 담았다.

2부에서는 선비 죽음을 담은 일기와 유훈으로 이들이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부에는 떠나간 유학자들을 절제한 예로써 보내는 남은 사람들 기록을 담았다.

4부는 삶을 떠난 유학자 사상과 학문을 계승하고 추모하는 후손과 제자 기록에서 유학자 몸은 죽었으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는 사이불후(死而不朽) 교훈을 알린다.

마지막 5부에서는 유학자들이 가장 이상으로 생각하는 죽음 사례로 서세 450주년을 맞이한 퇴계 죽음 의미를 되돌아본다.

조선 유학자들 죽음은 두렵거나 슬퍼해야만 할 개념이 아니라 생을 잘 마무리하며 끝을 맺는 휴식이던 셈이다.

그리고 그것이 웰-빙(Well-Being) 시대를 넘어 웰-다잉(Well-Dying)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조선 선비들이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이다.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2021년 4월 30일까지 국학진흥원에서 기획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kimhj@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