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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괴롭히면 어디에 신고하나요?"…직장인들 눈물

송고시간2020-11-22 16:00

5인미만 사업장 등은 법 적용 안 돼…"실효성 높여야"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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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표의 아버지인 사무장의 갑질이 괴로워 대표에게 상의했는데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폭언을 퍼부었습니다."(직장인 A씨)

"회식 자리에서 대표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진단을 받고 고용노동청에 신고했지만 '업무 연관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직장인 B씨)

"직원 대다수가 무교이거나 다른 종교인데 조회 시간에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를 드리게 합니다. 참석하지 않으면 사업주가 따로 불러 지적하네요."(직장인 C씨)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시민단체가 지적했다.

노동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올해 7월부터 이달까지 단체가 접수한 이메일 제보 사례와 현황을 22일 공개했다.

해당 기간 신원이 확인된 제보 882건 중 절반가량인 442건(50.1%)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보였다.

괴롭힘의 구체적인 내용은 부당지시(198건), 모욕·명예훼손(138건), 폭행·폭언(129건) 등이었다.

그러나 이런 부당행위를 신고한 비율은 19.5%(86건)에 불과했고, 신고했음에도 제대로 된 징계나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66건이었다.

직장갑질119는 "현행법상 사장(사업주)의 폭행·폭언이나 그 친인척의 괴롭힘은 신고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원청 회사의 갑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도 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고용노동청에서 직접 신고를 받는다.

또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괴롭힘을 당해 사직하더라도 고용노동부가 직접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실업급여를 받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21대 국회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으나, 아직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법 개정 권고안을 냈는데도 정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구멍이 숭숭 뚫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개정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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