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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가열되는 비혼모 논란[이슈 컷]

송고시간2020/1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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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남편이 없으면 아이도 가질 수 없다?

저출산 심각하다더니…

'자발적 비혼모'는 왜 안 되나요?

"비배우자간 인공수정 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인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인공수정 시술에 대해 규정한 가이드라인입니다.

최근 방송인 사유리의 출산과 함께 국내에선 '비혼모'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남편의 동의를 받은' 여성만이 시험관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는데요.

사유리 역시 이 때문에 한국에서 시술받기를 포기하고 일본 정자은행을 택했다고 하죠.

그런데 사실 미혼 여성의 보조생식술 시술 금지·처벌에 대해 뚜렷한 법률적 근거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자은행은 불임·난임 부부에 한정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관련 법률을 살펴보면, 모자보건법 2조 11항 역시 난임 대상의 범위를 '부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법적 부부에게만 시술해 준다는 산부인과의 가이드라인까지 겹쳐 마치 불법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즉, 불법은 아니더라도 사실상 비혼 여성에게 시험관 시술을 해주는 병원은 없는 겁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이런 관행이 자리잡는 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형숙 인트리(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대표는 "우리나라의 가족 제도나 사람들의 의식에 '꼭 남성이 있어야만 한다'라고 하는 게 있다"며 "법이든 제도든 다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면 '이상한 여자', '잘못된 행동을 한 여자'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도 사유리 씨 관련 기사를 보니 댓글에 굉장히 좋은 응원의 글도 많지만 '아이가 무슨 죄냐', '아빠 없이 자랄 아이를 생각해 봤냐', '너희 욕심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희 미혼 엄마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듣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미혼모 3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2.7%가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 속에서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비혼'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며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는 갖고자 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건데요.

20대 중반 여성 한모 씨는 "저는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는 건 해보고 싶었는데, 결혼 제도에 묶이는 건 싫다"며 "결혼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가족과 가족 간의 결합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보니 결혼 제도 외에 자발적 비혼모가 되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해외에선 미혼 여성에게도 정자 기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웨덴에선 미혼모나 레즈비언 커플이 정자 수증자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이 이용한 '공공정자은행'은 비혼모뿐 아니라 난임 부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최근 여당에서 비혼 임신 관련 현행 법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에서 반응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반면 김형철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사무총장은 "(미혼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으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친부 관련 문제라든지, 우수한 정자를 (받으려고 한다든지), 키가 얼마 이상이라든지, 학력이 높다든지 이런 식으로 상업적으로 거래가 될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여러가지 문제점이 검토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본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사회적 변화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가정에서 출산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지만, 자칫 간과하기 쉬운 건 태어난 아이의 행복이 아닐까요?

전승엽 기자 강지원 박서준 인턴기자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가열되는 비혼모 논란[이슈 컷] - 2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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