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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그 이상의 비상한 각오 필요하다

송고시간2020-11-17 14:27

(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늘어남에 따라 19일 0시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된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거리두기 단계 격상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은 23일부터 1.5단계로 격상하되 자체적인 방역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며 강원도 등 일부 지자체들도 지역 실정에 따라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고 있거나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30명으로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 발생 확진자가 202명으로 집계돼 지난 9월 2일 이후 76일 만에 200명을 넘어섰다. 감염 양상을 보면 요양병원이나 콜센터, 다단계판매 사업장 등 특정 장소의 집단 감염 대신에 카페와 직장, 학교, 가족·지인 모임, 심지어 아파트단지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의 감염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취약 시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감염을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1명의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정도를 의미하는 '재생산지수'도 1.12로 높아졌다. 이 지수가 1을 넘기면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전날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주나 4주 후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단계가 되면 거의 모든 시설에서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된다. 유흥시설과 직접판매홍보관, 노래연습장, 식당·카페 등 중점관리시설에서는 4㎡당 한 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되고 유흥시설의 춤추기, 직접판매홍보관의 밤 9시 이후 운영 등 업종별 금지 사항이 추가된다. PC방, 학원, 독서실, 결혼·장례식장, 영화관 등 일반관리시설도 면적당 이용 인원 제한이나 테이블 간 거리두기 등 규제를 따라야 한다. 스포츠 경기와 종교 행사 참석자는 좌석 수의 30% 이내만 허용되고 집회·시위, 콘서트 등은 10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해당 영업장의 업주나 이용객들에게는 성가시고 불편하겠지만, 이 정도의 조치로 이미 기세를 타기 시작한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감염 추세는 거리두기 단계 개편 이전이라면 3단계를 적용해도 충분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도 더욱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역시 경제에 미치는 타격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여 만에 취업자 수가 최장기간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뜩이나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의 자영업자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터에 정부가 지난 8, 9월 시행한 일부 업종의 영업 중단과 같은 강경 조치를 다시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코로나 확산 차단에 필요한 방역의 수준과 정부가 동원 가능한 정책 수단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것은 국민 개개인의 각성과 주의뿐이다. 수많은 식당과 카페, 예식장의 규정 준수 여부를 당국이 일일이 점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각자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요구 사항 이상으로 모임을 자제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층에 각별한 마음가짐을 호소한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4주간(10.11~17) 40대 이하 코로나 확진자의 비율은 49.1%로 직전 4주에 비해 10.8%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1주로 국한하면 4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은 52.2%로 더욱 높아진다.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벼워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는 집계된 것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사회 활동이 왕성하고 접촉범위도 넓어 감염됐을 경우 타인에게 전염시킬 가능성도 더욱 크다. 방역 당국도 젊은 층에 대한 코로나 검사 강화를 추진하는 등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한 방역 수칙 준수에 남녀노소가 따로일 수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억제의 관건이 특정한 계층에 달려 있다면 그들은 특별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40대 이하 청·장년층이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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