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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속 사진 읽기]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나누는 온정

비대면에도 마음과 마음 이어진 소외계층 살피기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겨울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한 2020년도 한 달 남짓 남았다.

팬데믹과 집단감염의 공포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관련 공무원들의 체계적인 방역, 그리고 백신 개발 소식 덕분에 끝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유럽처럼 일상이 봉쇄되지는 않았다. 매일 일기예보 하듯 발표하는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감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시도 때도 없이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지역별 긴급재난 문자는 긴장감을 더한다. 공존의 시기,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 시대'라고 말한다. 예외 없이 전 세계가 앓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재확산 추세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두기와 비대면은 기본이며, 마스크는 필수가 됐다. 이전과는 다른 생활방식과 행태가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언택트'(비대면), '집관'(스포츠 경기 등을 집에서 관람한다) 등의 신조어는 변화를 단적으로 표현한다.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이 모여도 이상하지 않았던 작년까지만 해도 김장철인 11월에는 대규모 '김장 나눔' 행사가 연례행사처럼 열렸다.

2013년 11월 1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야쿠르트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11월 1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야쿠르트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김장'은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를 뜻한다.

각 가정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김장 품앗이가 확대돼 지방자치단체와 부녀회, 교회, 시민단체, 기업 등이 발 벗고 나서는 연말 자선 나눔 행사로 성장했다.

그렇게 담근 김치는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되어 한겨울을 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사회공헌활동 성격의 김장 나눔 행사가 기업과 시민단체, 지자체의 자선행사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행사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매년 11월에 열린 한국야쿠르트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있었다. 야쿠르트 제품을 각 가정에 배달해 주는 '야쿠르트 아줌마'로 유명한 기업이다.

행사의 출발도 2001년 부산지점 영업점 야쿠르트 아줌마의 따뜻한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2004년 이후 전국 6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행사로 확산했고, 2013년엔 야쿠르트 아줌마·임직원 1천500명, 서울시민 1천500명 등 3천여 명이 참석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제는 엄두조차 내기 힘든 대규모 단체 활동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 나눔 행사는 계속됐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소규모로 진행된 곳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 KT가 임직원 100명의 가족과 함께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KT가 지난 11월 4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랜선 김장 나눔' 행사를 열었다. 구현모(왼쪽 세 번째) 사장 등 참석자들이 비대면으로 김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T가 지난 11월 4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랜선 김장 나눔' 행사를 열었다. 구현모(왼쪽 세 번째) 사장 등 참석자들이 비대면으로 김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종로구 KT스퀘어 메인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화상 서비스로 김치 버무리는 방법을 설명하고 임직원들이 집에서 이를 따라 김장을 하는 비대면 방식이다.

이름하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랜선 김장 나눔' 행사다. KT가 자체 개발한 비대면 온라인교육 화상 서비스로 스튜디오와 각 가정을 연결한 것이다.

이미 방송의 예능프로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포맷으로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습이다. 만든 김치는 소외계층에 전달됐다. 엄혹한 역병의 시대에도 온정은 그렇게 이어진다.

코로나19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잘게 부숴 놓았다. 파편화된 개인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사람들은 랜선에 기대어 온라인으로 한곳에 모인다.

온라인으로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 물리적 공간에 모일 필요는 없다.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생활방식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1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wim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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