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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진동에 지진 난 줄"…반복되는 주민 피해 이유는?

송고시간2020-11-16 14:19

공사 현장 옆에 붙어있는 공장과 주거시설
공사 현장 옆에 붙어있는 공장과 주거시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공사로 인한 진동, 소음 피해가 매번 반복하는 가운데 현실성 없는 측정 기준과 실효성 잃은 과태료 부과가 주민 피해를 키우고 있다.

16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감전동에서 한진중공업이 시공사로 나서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 근린생활시설을 짓고 있다.

그런데 공사 이후 진동과 소음 등이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수면 방해 등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터파기 공사로 인한 심한 진동에 주민들이 지진이 발생한 줄 알고 다 같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공사장 인근에 몰려있는 금속가공 공장들 역시 이 때문에 한 달째 '개점 휴업' 상태다.

금속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A씨는 "심한 진동으로 10∼20t급 금속가공 기계도 흔들릴 지경"이라며 "작업 특성상 흔들림이 발생하면 불량품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무 자체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 역시 "공사 시간인 오전 9시∼오후 4시를 피해 밤 중이나 새벽에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져 병원까지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구와 주민들은 방음벽, 안전망 등 해당 업체에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한 상태이지만 아직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공사 현장마다 소음, 분진 관련 갈등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재차 반복되는 모양새다.

이에 현실성 없는 측정 기준과 실효성 없는 과태료 부과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인다.

사상구의 경우 해당 공사장에 대해 소음과 진동 수치를 측정한 결과, 소음은 법적 기준치를 넘어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진동은 그렇지 않아 별도 처분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진동을 구에서 상시로 기다렸다가 측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령 측정했더라도 순간적인 수치만 높게 나올 뿐 이를 평균치를 따져봤을 때 기준치에 미달한다.

사상구 관계자는 "5분 동안 측정한 결과 진동 평균치가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가꿈 연대 관계자는 "행정기관에서 처분을 내리고 제재를 내리지 못하면 피해 주민은 호소할 곳이 없다"면서 "측정 기준을 재정립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편에선 시공업체가 대기업일 경우 과태료만 내고 비용이 많이 드는 근본적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가 크다는 지적도 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음과 분진을 막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것보다 행정기관에 과태료를 내는 것이 더 저렴하다"며 "주민 피해보다 경제적으로 따져봤을 때 이득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꿈 연대 관계자는 "중소 건설업체도 사전에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불편 사항을 함께 해결하려 한다"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나 상황에 대해 통보 없이 무작정 공사부터 밀고 나가는 것은 일종의 '횡포'"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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