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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그후 5년] ① '2050 탄소중립'…선택 아닌 필수

송고시간2020-11-15 08:00

신기후체제 시대 연 파리협정…210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폭 1.5도로 제한

한국 국가감축목표, IPCC 권고치에 못미쳐…녹색전환 뒤쳐질시 도태 우려

파리 협정 체결
파리 협정 체결

(EPA=연합뉴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파리 협정이 체결된 순간.

[※ 편집자 주 =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된 지 5년이 다 돼 갑니다. 이미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최근 공식적으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국내외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파리협정과 탄소중립에 관한 분석 및 전망 기사를 매주 일요일 오전 1편씩, 8주에 걸쳐 총 8편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기후 변화가 미래의 위기가 아닌 당면한 과제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저탄소 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순배출(배출량-흡수량)이 '0'(넷제로)라는 의미로,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의체'(IPCC) 보고서에 등장하면서 중요 이슈로 부각됐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등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법제화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 등에 따른 막대한 온실가스가 더는 지구 환경을 파괴하지 않도록 세계 각국이 한 걸음 한 걸음 탄소중립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 신기후체제 시대 연 2015년 파리 협정…그 후 5년

15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1997년 교토의정서 이후 18년 만에 신(新)기후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합의된 역사적인 총회다.

참여국들은 당시 총회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는 '파리협정'을 맺었다.

1.5도는 장차 인류의 안전 및 생태계 보전이 확보되는 한계선이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온도상승 목표를 1.5도 이하로 제한할 경우 빈곤에 취약한 인구가 수억 명 줄고, 물 부족에 노출되는 인구가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 2100년까지 1.5℃ vs 2℃ 상승 차이

구 분 1.5℃ 2℃
생태계 및 인간계 높은 위험 매우 높은 위험
중위도 폭염일 온도 3℃ 상승 4℃ 상승
고위도 극한일 온도 4.5℃ 상승 6℃ 상승
산호 소멸 70∼90% 99% 이상
기후 영향·빈곤 취약 인구 2℃ 온난화에서 2050년까지 최대 수억명 증가
물부족 인구 2℃에서 최대 50% 증가
대규모 특이 현상 중간 위험 중간∼높은 위험
해수면 상승 0.26∼0.77m 0.3∼0.93m
북극 해빙 완전 소멸 빈도 100년에 한번
(복원 가능)
10년에 한번
(복원 어려움)

이를 달성하려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께는 넷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이에 당사국들은 이미 제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별개로 올해까지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유엔에 제출하기로 한 상태다.

NDC는 목표 달성 여부를 5년마다 점검·평가받아야 하는 강제성이 있는 목표이고, LEDS는 강제성이 없는 장기적 기후변화 정책 비전이다.

파리협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189개국(EU 포함·미국 재가입시)에 달하지만 실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최근 보고서에서 각국이 제출한 NDC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오히려 210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2.7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파리 기후협정> 최종 타결…"온도상승 2℃보다 훨씬 작게"
<파리 기후협정> 최종 타결…"온도상승 2℃보다 훨씬 작게"

(서울=연합뉴스) 파리 기후 협정이 체결된 12일(현지시간) 4만 명의 시민과 활동가들이 파리 시내에서 위치태그 기법을 활용해 '기후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195개 협약 당사국은 이날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열린 총회 본회의에서 온도상승 목표, 감축이행 검토 등이 담긴 최종 합의문을 채택했다. 2015.12.13[지구의 벗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 2050 탄소중립 달성 가능할까…NDC 수정 필요

파리협정 당사국의 하나인 우리나라는 여러 사회적 논의 및 국민토론회 등을 거쳐 LEDS를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2015년 우리나라가 유엔에 제출한 2030 NDC는 2030년에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한 5억3천600만t이다.

그러나 이는 2010년 대비 18.5% 감축한 것에 불과해 IPCC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 중간 목표치로 권고한 45%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KE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6년 기준으로 세계 11위로, 1990년부터 2017년까지의 배출량 흐름을 보면 매년 꾸준히 증가해 감소 추세를 나타낸 미국·유럽과 대조를 이뤘다.

또 우리나라의 에너지 시스템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 환경성과 안전성도 낮게 평가되는 실정이다.

온실가스의 86%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나머지 14%는 농업 등 토지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석탄 중심의 현행 에너지 체계와 토지이용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KEI의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을 아예 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누적 피해 비용은 3천128조원에 달하지만, 탄소중립을 계획대로 이행하면 1천667조원으로 4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과 전망을 잘 인식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미 여러 자리에서 "2050년 탄소중립 계획에 맞도록 NDC를 수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관계 부처 협의 등의 문제로 인해 시간이 걸림에 따라 일단 LEDS를 제출하고, NDC는 2025년 이전에 변경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사회 지향을 목표로 올해 7월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그린 뉴딜'을 발표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 뉴딜은 녹색 사회로의 이행을 통한 일자리 및 시장 창출 계획으로, 2025년까지 인프라 및 에너지의 녹색 전환을 위해 총 73조4천억원(국비 42조7천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EI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국가 계획 및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대비 구체적이고 강력한 이행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항의 기자회견
기후위기비상행동,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항의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기후위기비상행동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파리협정 탈퇴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7
hwayoung7@yna.co.kr

◇ 세계 각국서 2050 탄소중립 법제화 물결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당시 중국과 함께 파리협정을 이끌었던 미국은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이 협정에서 탈퇴했다.

미국의 탈퇴로 세계 기후변화의 글로벌 리더십은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넘어갔다.

유럽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중립 달성 정책을 추진하는 나라는 영국이다.

이미 지난해 6월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영국은 내년에 자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력 당사국총회(COP26)의 의장국으로서 NDC 강화 및 LEDS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

스웨덴은 2017년 6월 2045 탄소중립을 법제화했으며, 핀란드는 지난달 2035 탄소중립을 명시한 LEDS를 유엔에 제출했다.

이 밖에 프랑스·덴마크·뉴질랜드 등도 앞다퉈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했고, 캐나다·일본은 2050년, 중국은 2060년에 각각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각국 정상이 공식 자리에서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초 취임 후 즉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기후변화 주도권과 관련한 국제 판세도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후변화 리더십이 회복된다면 그간 미국의 공백을 메워 온 EU와의 역학 관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국가의 감축목표 상향을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경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전문가들은 최근 에너지 시장의 중심이 석탄 발전이 아닌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추세인 것을 비롯해 큰 틀의 경제적 원리 자체도 점차 바뀌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 목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미국과 EU 등이 탄소국경조정세 등 친환경 제재 수단까지 강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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