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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보다 면역력 약한 '면역 노화' 원인 유전자 찾았다

송고시간2020-11-11 16:39

심장 발달 관여 CRELD1 유전자, T세포 방어력 결정

독일 본 대학 연구진, 저널 '네이처 면역학'에 논문

세포에 발현한 CRELD1 유전자(노랑)
세포에 발현한 CRELD1 유전자(노랑)

[본 대학 Lorenzo Bonaguro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실제 나이는 100세인데 신체 면역력은 수십 년 젊은 고령자가 종종 학계에 보고된다.

물론 나이보다 면역 기능이 많이 약한 반대 사례도 있다.

주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면역 노화(immunosenescence)'라고 한다.

독일 본 대학 연구진이 면역 노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CRELD1으로 명명된 이 유전자는 원래 배아기의 심장 발달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런데 이 유전자가 암세포 증식과 병원체 감염 등을 막는 T세포의 방어 능력을 좌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실렸다.

1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CRELD1 유전자는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다.

배아기 심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이후에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까맣게 몰랐다.

이 유전자는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활성 상태를 유지했고, 인체의 모든 세포에서 규칙적으로 생성됐다.

본 대학 연구팀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해 3건의 관련 연구 결과로부터 대상자 4천500여 명의 전사체 분석 데이터를 취합했다.

여기엔 CRELD1을 비롯한 유전 물질 정보와 함께 혈중 면역세포 수치 등 면역학적 매개변수 정보가 들어 있었다.

연구팀은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CRELD1 유전자의 활성도가 확연히 낮은 사례를 일부 발견했다. 이들은 T세포도 극소수만 갖고 있었다.

생쥐 실험 결과, CRELD1의 유전적 손실이 T세포 감소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CRELD1이 결여된 T세포는 증식 능력을 상실해 대부분 일찍 죽었다. CRELD1이 없으면 면역 노화가 온다는 걸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본 대학 LIMES(생명 의과학) 연구소의 아나 아셴브레너 박사는 "CRELD1 유전자의 활성도가 낮은 사람에게서 분명한 면역 노화의 특징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면역 노화가 온 고령자는 바이러스 등의 감염 질환이나 암·알츠하이머병 같은 노화 질환에 취약하다.

그런 사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중에서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제 막 베일을 벗은 CRELD1 유전자가 면역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거로 기대한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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