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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에 녹화한 강의를 2학기에도 재탕하다니…"[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0-11-10 07:00

(서울=연합뉴스) "교양수업을 듣는데 동영상에 나오는 교수님의 모습이 현재와 달라서 영상이 '재탕'인 걸 알게 됐어요. 학습 자료나 통계 자료도 2016년 내용이더라고요."

대학에서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하는 진모(24)씨는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그는 "학과 특성상 실험하는 과목이 많은데 비대면 수업으로 실험을 못 하는 게 아쉽다"며 "실험 장비에 해당하는 등록금이 제일 아깝다"고 덧붙였죠.

최근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지난 학기 영상 재탕, 우린 대체 무슨 죄야", "1학기 녹화된 강의 재탕하는데 날짜보고 알았다" 등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교가 많은데요.

그런데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둘러싸고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19일 기준 전국 대학 332곳 중 전면 대면 수업을 재개한 학교는 7곳(2.1%).

나머지 303곳(91.2%)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상반기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낙제점이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 8월 10~23일 학생 2만8천418명과 대학교원 2천881명을 대상으로 1학기 원격수업 운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생 절반 가까이(48.1%)는 대학의 원격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는데요.

교수의 66.5%는 원격수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학생들은 불편함을 호소했죠.

서울의 한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정모(23)씨는 "대학원에 업로드했던 몇년 전 동영상을 학부 수업에 다시 사용한 적도 있다"며 "수업이 아무래도 대면보다 더 일방향적인 느낌이 들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느끼기에 수업의 질은 떨어졌지만, 등록금은 고스란히 내야 하다 보니 등록금 반환 요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면 수업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학생들의 피해사례는 끊임없이 접수되고 있다"며 "하반기 등록금 반환 문제와 2021년 등록금의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죠.

앞서 교육부는 등록금 일부를 반환해주는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등록금 반환 비율이 적은 데다 성적우수 장학금 등 다른 혜택이 줄어든 경우도 있었죠.

대학생 진모(24)씨는 "1학기 등록금은 학교에서 특별장학금 형태로 10% 감면해줬지만, 성적장학금은 잠정폐지한 상태라 성적 높은 학생들은 불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등록금 반환 문제는 올해 초부터 대학가에서 뜨거운 감자였는데요.

지난 9월 천재지변으로 대학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학 등록금을 면제, 감액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죠.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별 재정 상황이 다르고 얼마만큼 환불해야 하는지 기준 같은 것이 없다"며 "앞으로 등록금 반환에 이 법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는 일률적으로 예측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전대넷이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교육부와 대학이 우선 사립대학 학생에게는 1인당 100만원, 국공립대학 학생에게는 1인당 50만원을 일괄적으로 반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 간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임희성 연구원은 "대학 재정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등록금 반환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 재정 상태가 어떤지 이런 부분을 학교 본부가 학생들에게 상세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죠.

이어 "이런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정부에도 부족한 예산 지원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가 집어삼킨 대학가. 12월 종강을 앞두고도 여전히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성윤지 인턴기자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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