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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게임인] PS5의 진정한 진화는 장애인 접근성 확대에 있다

송고시간2020-11-07 08:00

시청각 장애인 위해 텍스트↔음성 변환 제공…"전문 컨설턴트와 협업"

'스파이더맨' 듀얼센스 진가 느껴져…접근성 설정에 한국어는 없어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 [촬영 이효석]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 [촬영 이효석]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플레이스테이션5(PS5)가 시각장애 등 장애를 가진 사람도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장애인 접근성 설정을 대폭 확대했다.

7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IEK)의 협조로 PS5를 대여해 확인한 결과, 게임 외적인 요소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접근성 설정이었다.

'스크린 리더' 기능이 신설된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리더는 화면에 나타난 텍스트를 기기가 소리 내 읽어주고, 상황에 맞는 조작법을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기능이다.

시각장애인은 스크린 리더 기능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한다.

PS4에는 스크린 리더 기능이 없었다.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등 일부 게임이 시각장애인용 음성 변환 기능을 제공했지만, 수가 극히 적었다.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왼쪽)와 '플레이스테이션5'(오른쪽) 비교. [촬영 이효석]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왼쪽)와 '플레이스테이션5'(오른쪽) 비교. [촬영 이효석]

PS5는 영어(미국/영국), 프랑스어(프랑스/캐나다),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스페인/라틴아메리카) 등의 언어로 스크린 리더 기능을 지원한다.

음성 속도나 성별도 바꿀 수 있다.

PS5에는 '대화 변환' 기능도 신설됐다.

이 기능은 청각장애인이 다른 이용자들과 온라인 게임을 함께 즐길 때 유용하게 쓸 기능이다.

대화 변환 기능을 켜면 다른 플레이어의 음성 대화가 텍스트로 자동 변환되고, 내가 입력하는 텍스트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음성으로 바뀌어 전달된다.

지원 언어는 스크린 리더 기능과 같다.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SIE 측은 접근성 설정 확대 이유에 관해 "누구나 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장애는 인간이 가진 조건의 일부일 뿐"이라며 "SIE는 장애인의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SIE는 접근성 개선 등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직원 네트워크 '에이블 플레이스테이션'(ABLE PlayStation)도 올해 초 출범했다.

이들은 접근성 관련 전문 컨설턴트와 협업하고, SIE가 출시하는 제품뿐 아니라 SIE 직원들의 질병·장애 관련 제도도 개선하기 위해 힘쓴다고 한다.

PS5 게임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PS5 게임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소니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콘솔 게임 개발사들도 최근 장애인 접근성을 부쩍 신경 쓰는 추세다.

최근 취재진에게 먼저 공개된 PS5 독점작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를 직접 플레이해보니, 섬세한 접근성 설정을 제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에는 미국 표준 수화 대사 자막 내레이션 기능이 탑재됐고, 색맹 필터 등 다양한 장애인 설정도 제공한다.

개발사 너티독의 경우 올해 PS4로 '라오어2'를 출시하면서 60가지가 넘는 장애인 접근성 설정을 제공해 장애계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라오어2는 땅에 떨어진 물건 하나까지 무엇인지 소리 내 읽어주는 꼼꼼한 음성 변환 등으로 시각장애인들로부터 "무리 없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사상 최고로 접근성이 좋은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PS4의 '듀얼쇼크'(왼쪽)와 PS5의 '듀얼센스'(오른쪽) 비교. [촬영 이효석]

PS4의 '듀얼쇼크'(왼쪽)와 PS5의 '듀얼센스'(오른쪽) 비교. [촬영 이효석]

SIE가 PS5를 내놓으면서 공을 들인 '듀얼센스' 패드는 장애인·비장애인 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의 게임 몰입을 도울 전망이다.

1997년 이후로 PS의 패드는 '듀얼쇼크' 시리즈였는데 23년 만에 이름이 바뀌었다.

듀얼센스는 패드의 모든 면에서 다양한 종류의 진동·촉감을 전하는 '햅틱 피드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마일즈 모랄레스' 등을 직접 플레이해보니 진동하는 지점이 움직이거나 강도가 다채롭게 변하는 촉감이 낯설 만큼 유쾌했다.

게임 주인공이 문자메시지를 받을 때, 지하철을 탈 때, 차도 옆을 걸어갈 때 모두 다른 진동이 듀얼센스를 통해 전해졌다.

과거 그저 누르는 버튼이었던 앞부분 트리거는 '적응형 트리거'로 바뀌었는데, 이 부분에서도 진동이 느껴지고 상황에 따라 뻑뻑해지는 등 다양한 촉감을 줘서 게임 몰입도가 더해졌다.

PS는 2014년 20주년 기념 영상에서 "게임의 한계는 아무도 모른다"고 선언했던 게 무색하지 않을 만큼 진화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장애인 접근성을 위한 음성 지원에서 한국어는 빠진 탓에 한국의 '모든' 게이머에게 추천할 수 없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쉽다.

[※ 편집자 주 = 게임인은 게임과 사람(人), 게임 속(in) 이야기를 다루는 공간입니다. 게임이 현실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두루 다루겠습니다. 모바일·PC뿐 아니라 콘솔·인디 게임도 살피겠습니다. 게이머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립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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