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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 난다" 버티던 최신종…숱한 증거 앞에 무너졌다

송고시간2020-11-05 17:55

4월 17일 졸피뎀 등 처방…CCTV 등 증거로 '심신장애' 불인정돼

재판부 "보행 문제없고 통화도 정상적"…무기징역 선고

실종 여성 연쇄살인범 31살 최신종(CG)
실종 여성 연쇄살인범 31살 최신종(CG)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여성 2명을 잔혹 살해하고서도 "약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던 최신종(31)의 심신 장애 주장은 숱한 증거 앞에 산산이 조각났다.

약물 복용에 의한 '희미한 기억'은 검사와 재판장이 핵심 혐의에 관해 물을 때마다 최신종이 반복해온 유일한 무기였다.

5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유랑 부장판사)는 최신종에 대한 판결문을 읽으며 '심신 장애' 부분을 짚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심신 장애 주장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약물 복용에 의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반복했다"며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가 참작한 증거는 최신종의 범행 후 동선에서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고인 주변인 진술이다.

최신종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편의점과 병원 등을 옮겨 다녔으나, 어느 CCTV 영상에서도 약에 취한 듯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재판부가 지적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첫 번째 범행 이후인) 지난 4월 17일 졸피뎀 성분의 약 10정을 처방받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두 번째 범행으로 발생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고 병원 진료비를 빌리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도 했다"고 지적했다.

최신종이 복용한 약물은 수면 유도 성분이 포함된 플루라제팜과 졸피뎀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친구와 전화로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고 병원 주차장으로 이동할 때도 보행에 문제가 없었다"며 "편의점에서 만난 지인과도 평소대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경안정제 등을 다량 복용하면 행동에 변화가 있지만, 주변인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약물을 복용했다고 해도 젊고 건강한 경우 조기에 효과가 사라진다는 의학계 의견 등을 종합하면 약물 부작용이나 심신 장애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종 여성 시신발견 현장
실종 여성 시신발견 현장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부는 최신종의 아내가 '남편이 약물 과다 복용 증세를 보인다'며 지난 4월 17일 119에 신고한 사건도 언급했다.

이날은 최신종이 첫 번째 여성을 살해한 지 이틀 뒤,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하기 이틀 전이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피고인은 119 구급대원이 출동했음에도 이송을 거부했다"며 "출동 대원들은 피고인 상태를 강제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 수준이 아니라 단순 주취자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최신종은 앞서 재판 과정에서 강도와 강간 혐의에 관해 물을 때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고 진술한 바 있다.

심지어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할 때 첫 번째 여성을 살해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신종은 결국 심신 장애 주장은 인정받지 못했고, 재판부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최신종은 지난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전주 여성을 성폭행한 뒤 48만원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데 이어,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부산 여성을 살해·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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