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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승리] 트럼프 재선보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적

송고시간2020-11-08 10:00

보호무역 완화·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대미 수출 증가 기대

위험요소도…수출 환경규제 강화되고 미중 갈등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은행·증권팀 =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재선보다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가 고수해온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바이든과 민주당의 강한 환경 규제 의지가 한국 기업 입장에서 새 무역 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중 통상 갈등 속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 경제가 '샌드위치' 처지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바이든 승리] 트럼프 재선보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적 - 1

◇ "바이든 당선, 韓 성장률 0.4%P·수출 2.2%P↑" 분석도

한국은행은 미국 대선 직전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이익 우선, 보호무역주의, 일방적 통상정책이 이어지며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되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파악된 27개국 211건의 한국산 수입 규제 가운데 미국의 규제가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2018년 1월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5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현재 25% 관세 부과 안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바이든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무역 장벽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전반적으로 통상 환경이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바이든과 민주당의 경기 부양책 규모가 트럼프의 공화당보다 더 크다는 점도 미국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2조2천억 달러의 경기 부양 패키지를 준비했고, 선거 중 바이든 캠프는 3조달러가 넘는 부양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yFmmBIY1DXk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종합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오르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GDP) 성장률에 각 2.1%포인트, 0.4%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정을 전제로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금보다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반대로 트럼프 재선과 함께 미국 상·하원 과반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할 경우, 한국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4%포인트 떨어지고, 경제성장률도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업(법인세) 감세 정책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이 오히려 우리 수출에 더 이롭다는 견해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가 내린 법인세를 바이든은 다시 복구하려고 한다. 재정 지출의 경우 둘 다 많이 하겠지만, 바이든이 좀 더 분배정책에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든 당선 시) 기업보다 가계 쪽에 재정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대부분 기업 대상이므로, 단기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한국 수출에 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 3분기 만에 반등…3분기 성장률 1.9% (CG)
경제, 3분기 만에 반등…3분기 성장률 1.9% (CG)

[연합뉴스TV 제공]

◇ 탄소조정세 등 환경규제 우려…미·중 갈등 지속은 韓 경기 반등 제약

한국 경제 관점에서 바이든 승리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환경'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통상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바이든 후보가 글로벌 환경 규제 준수를 강조하는 입장인 만큼, 산업 전반의 기후 변화 대응 수준이 미흡한 우리나라로서는 바이든 당선 이후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기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에 '탄소조정세(carbon adjustment fee)'와 수입쿼터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자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바이든 후보는 세계 각국에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환경단체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지수(2019년 기준)에서 61개국 가운데 미국, 사우디, 대만 다음으로 낮은 58위에 머물 정도로 환경 규제에 취약한 만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한국의 양대 수출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한은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반중(反中)에 초당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에 대한 견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선 후 중국과 미국 사이 '양자택일' 압박이 심해지고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라는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로서는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대(對)미 수출 개선도 중요하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코로나19 충격을 버티기 어려운 처지다.

한국 경제가 중국 등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힘들게 1.9%(실질 GDP 전분기대비 성장률) 반등했는데, 4분기에도 기조를 유지하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뚜렷한 경기 회복세(3분기 전년동기비 성장률 4.9%)를 보이는 중국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분간 해외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처럼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3분기와 마찬가지로 중국 대상 수출이 유지된다면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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