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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의 역사 반복하지 말자'…성남 살린 선수와 팬들의 간절함

송고시간2020-10-31 19:18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성남FC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성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161120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

31일 프로축구 성남FC와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1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성남 홈 탄천종합운동장 관중석에 걸린 현수막이다.

성남의 구단 역사상 첫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던 2016년 11월 20일을 잊지 말자는 팬들의 다짐이자 부탁이다.

당시 성남은 홈에서 열린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등을 확정해 두 시즌을 K리그2에서 보냈다.

2019시즌 다시 1부리그로 복귀했으나 이번 시즌에는 11위까지 내려앉으면서 다시 강등될 위기에 처한 상황.

부산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은 양 팀 모두에 1부리그 잔류가 걸린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는 1천655명의 팬이 경기장을 직접 찾아 힘을 불어넣었고, 홈 팬들의 응원에 성남 선수들은 승리로 보답했다.

성남FC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
성남FC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반까지만 해도 부산이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같은 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는 최하위 인천이 득점에 성공해 자칫하면 성남이 그대로 강등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0-1로 뒤처진 채 시작한 후반, 긴장감은 고조됐다. 선수들과 관중의 간절함은 극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과 발을 이용해 응원을 이어가던 팬들이 후반에는 터져 나오는 함성과 탄식을 참지 못했다.

심판이 호루라기를 부는 순간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거리는 팬들도 있었다.

일부 관중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인천과 서울의 경기를 동시에 지켜보며 성남의 잔류 가능성을 따져보기도 했다.

결국 후반 성남의 역전극이 펼쳐졌다.

후반 20분 '19살 공격수' 홍시후가 자신의 프로 데뷔골로 동점 골을 뽑아내 잔류의 불씨를 살렸고, 후반 32분에는 마상훈이 역시 시즌 첫 골로 역전 결승골을 기록했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판독(VAR)을 거친 뒤 마상훈의 골을 득점으로 인정한다는 주심의 사인이 나오자 관중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경기장에는 사람이 앉은 자리보다 빈자리가 더 많았지만, 응원의 박수 소리 만큼은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K리그1 잔류의 기쁨을 나누는 성남FC 선수들
K리그1 잔류의 기쁨을 나누는 성남FC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력을 다한 선수들은 경기장에 쓰러졌고, 벤치에 앉아있던 성남 선수들과 코치진은 버선발로 달려 나와 잔류를 축하했다. 벤치에 앉아있던 김남일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리 이동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선수단 쪽으로 다가갈 수 없는 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큰 박수로 기쁨을 나눴다.

이내 한 줄로 선 성남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팬들의 환호는 더욱 커졌다. 마치 성남이 우승을 확정한 것처럼 열기가 달아올랐다.

경기장 한쪽에 붙어 있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현수막처럼, 끝까지 간절함을 놓지 않았던 팬과 선수들의 끈기로 성남은 잔류를 확정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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