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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 피해자 쏟아지는데… 구하라법은 언제 나오나[이슈 컷]

송고시간2020/10/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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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자신을 낳은 뒤 연락을 끊은 생모 대신 새어머니 손에 자란 김모(29)씨. 위암을 앓던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28년 만에 나타난 친엄마는 보험금 등 유산을 모조리 챙겨갔는데요. 심지어 장례비용 등 이미 쓰인 딸의 재산도 자신의 것이라며 간병을 도맡았던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김씨의 이복동생은 "장례식에 오지도 않고, 납골당에 같이 가자는 제안도 거절한 사람"이라고 토로했는데요. '구하라법'이 꼭 통과돼 자신들처럼 억울한 사례가 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습니다.

지난 5월에는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갑자기 등장한 생모가 유족 연금을 타간 '전북판 구하라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과거 천안함 피격 사건,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의무는 저버리고 돈만 탐내는 '무자격 부모'가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비슷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현행 민법상 유기, 방임, 학대 등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낸 친부모의 상속을 배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

앞서 가수 고(故) 구하라씨 오빠 구호인씨 측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했던 친모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일명 '구하라법'을 제정해달라고 입법 청원했는데요. 민법 제1004조(상속인의 결격사유)에 '부모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를 추가하는 것이 주요 골자. '피상속인 직계존속으로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사람'은 상속인이 될 수 없도록 못박았습니다.

개정안은 1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지만 결국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는데요.

법사위가 '계속 심사'로 결론 낸 이유는 이 조항이 추상적이고 상대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부양의무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현저히 게을리했는지 판단 기준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당시 고기영 법무부 차관 등도 입법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검토하자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구하라법'을 재추진하고 있는데요. 법안이 소관위에 제출됐고, 아직 심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 이 역시 지난 국회에서 내놓은 것과 대동소이한 내용이어서 논쟁이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누리꾼들은 법 개정이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상황.

전문가 사이에서도 '구하라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구호인씨 측 법률대리인인 노종언 변호사는 "'현저히'는 민법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너무 구체적으로 규율하면 개별 사례에 반하는 결과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가치 판단적 요소를 법 안에 넣고 법원의 판단을 받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는데요.

반면 조용주 변호사는 "'현저히' 같은 표현이 들어가면 당사자가 판단할 수 없고 제3자인 법관 등 다른 사람 해석이 들어가야 한다"며 "상속결격은 바로 재산과 연결되는데, 여기에 불확실한 개념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짚었습니다.

부모 등 법정상속인이 피상속인을 유기한 경우를 상속법상 상속결격 사유로 둔 중국처럼 외국 역시 여러 형태의 장치를 마련해 뒀는데요.

이혼율 증가로 인해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혼인율은 낮아지면서 20∼30대가 숨질 경우 상속인이 부모가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것이 현실.

법과 제도 역시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해 세심하게 다듬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인데요. '구하라법'이 이번 국회 문턱은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구하라법'의 입법 취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구체적 기준을 좀 더 만들어 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경태현 법무법인 천명 대표변호사)

김지선 기자 홍요은 인턴기자 주다빈

제2, 제3 피해자 쏟아지는데… 구하라법은 언제 나오나[이슈 컷] - 2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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