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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대상 성폭력 재판 3건 중 1건꼴로 형량 관대"

송고시간2020-10-26 06:30

형사정책연구원 논문…"실제 형량, 양형 하한선보다 낮아"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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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재판에 넘겨진 지적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 3건 중 1건은 양형 범위보다 낮은 관대한 선고가 내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미선 동양대 교수가 학술지 '형사정책연구'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2015∼2018년 전국 법원의 지적장애인 대상 성범죄 하급심(유죄이고 양형기준이 명시된 사건) 488건 중 양형 범위에 미달한 형량이 31.5%인 154건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양형 기준이란 재판부가 선고할 형량이나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참조하는 기준을 가리킨다. 양형 기준의 범위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벗어날 경우 판결문에 이유를 써야 한다.

판사는 양형에 고려할 요인을 따져 기본 영역·감경 영역·가중 영역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후 구체적인 형량을 정한다. 예컨대 장애인 대상 성범죄 중 4유형인 강간은 기본 영역이 징역 72∼108개월, 감경 영역은 48∼84개월, 가중 영역은 96∼144개월로 설정돼있다.

하지만 이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4유형은 전체 사건의 51.9%가 각 영역 양형 범위 하한선 미만으로 선고됐다.

실제로 4유형 사건 205건 가운데 기본 영역 116건의 평균 형량은 65.07개월이었고, 감경 영역 74건의 평균 형량은 41.76개월, 가중 영역 15건의 평균 형량은 89.6개월이 각각 선고됐다. 각 영역 하한선보다 7개월씩 낮게 선고된 꼴이다.

1유형(의제추행)에서는 7.3%, 2유형(의제간음·강제추행)에서는 14.8%, 3유형(유사강간)에서는 33.3%가 각각 양형 범위 하한에 미달했다.

유죄가 선고된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감경 사유는 평균 2.62개 제시됐다. 피해자 측의 '처벌 불원'이 가장 많았는데, 이로 인해 형량이 깎인 사례는 모두 234건(40.6%)이었다. '처벌 불원'은 영향력이 큰 특별 양형 인자다.

이어 ▲ 동종 전과 없음(471건·81.8%) ▲ 진지한 반성(352건·61.6%) ▲추행 정도가 경미함(99건·17.2%) ▲ 피고인 연령(49건·8.5%) 등도 감경 요인이다. 피고인이 정신·신체적 장애가 있는 점이 형량에 고려된 사건은 111건(19.3%)이었다.

이 교수는 "일부 감경 사유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법관의 양형 재량권이 지나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로 고령·미성년 등 연령을 이유로 드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전 연령에 걸쳐 감경 이유가 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빈번한 것은 아니지만 남성 중심적 성 관념의 발로에 따른 편향된 시선도 일부 있다"며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피해자다움'의 결핍이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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