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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누명 자살사건 재조사 난망…가해자 엄벌여론 들끓어(종합)

송고시간2020-10-21 10:03

경찰 "피해자 사망 경위 수사, 검찰 지휘 따라 내사 종결"

'강력 처벌' 유족 청와대 청원 동의 보름 만에 25만명 훌쩍

모욕·공동폭행 등 2명 각각 벌금 2천만원 받고 항소했다 취하

피해교사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피해교사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대전·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아동학대 누명과 악성 민원을 견디다 못한 세종시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모욕과 폭행 가해자 책임을 더 크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재수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누명을 씌운 이들에 대한 처분이 벌금형으로 마무리된 데다 피해자도 숨져, 사실상 다시 수사를 개시하지는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였던 A(30)씨는 2018년 11월께부터 1년 6개월 넘게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원생 가족 B(37)씨와 C(60)씨 등의 폭행과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A씨 변사 사건을 맡은 경찰은 고인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일기장 내용이나 유족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검사 지휘에 따라 내사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과 관련해 타살 등 범죄 혐의는 없었다"며 "변사 사건 처리 원칙에 따라 수사를 마치는 수순을 밟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A씨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원인 중 하나였던 B씨 등의 업무방해·공동폭행·모욕 혐의 사건은 그즈음 1심 재판 진행 중이었다.

재판부는 "저런 X이 무슨 선생이냐"는 등 욕설을 해 놓고도 자신들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B씨로부터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판단해 A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키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고인이 된 상황이어서 다시 형사 사건으로 다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가해자들에게 피해자 사망 동기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의 판단과는 별개로 이 사건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들끓고 있다.

'아동학대 누명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취지로 지난 5일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보름 만에 25만명을 훌쩍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 일로 우울증을 앓게 된 누나는 일자리를 그만뒀다"며 "(학대누명을 씌운 이들은) 피를 말리듯 악랄하게 괴롭히고, 누나의 숨통을 조였다"고 분노했다.

업무방해·공동폭행·모욕 등 죄로 각각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고 불복한 B씨 등은 2심 재판부에 사건이 접수된 지 이틀 만인 지난 7일 돌연 항소를 취하했다.

법원에서 보냈던 소송기록접수 통지서 역시 '주거지 문이 잠기고 피고인은 없었다'는 뜻의 폐문부재 사유로 전달되지 않았다.

검찰에서 항소하지 않은 이 사건 재판은 이대로 확정됐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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