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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심야영업 막힌 영국 술집들 "아침에 문 열어요"

송고시간2020/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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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삼삼오오 모여 맥주 한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곳.

혹은 술에 취해 신나게 떠들며 주변 테이블 사람과 어우러져 축구경기 응원을 하는 곳.

영국의 선술집 '펍'입니다.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스도 단골로 드나드는 곳이 있었을 정도로 영국에서 펍은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삶에 자리 잡은 하나의 문화에 가까운데요.

오랜 세월 동안 영국 사람들과 함께 해온 펍.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는 펍에도 밀려왔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24일을 기해 잉글랜드 전역 펍과 식당에 오후 10시 이후 영업 금지령이 내린 겁니다.

이에 더해 지난 7일부터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에서 주류 판매가 허가된 모든 펍과 식당의 영업이 아예 금지되는 등 지역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그 심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단계별 방역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펍은 사실상 주류 판매와 '밤 영업'이 핵심인 만큼, 영국 전역 수많은 펍들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몰린 셈이죠.

그러자 몇몇 펍들이 궁여지책을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시국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밤에 못 열면 아침에 가게를 열자"

이같은 고민 끝에 최근 영국에서 등장한 새로운 문화이자 상품이 '펍 데스크'(pub desk)입니다.

"집에서만 일하는 데 질리셨나요?"

"평일 오전 10시부터 '펍 데스크'를 제공합니다"

잉글랜드의 한 펍은 지난 5일 SNS에 펍 데스크 서비스를 홍보하여 좋은 호응을 얻었는데요.

펍 데스크를 예약하면 전기 콘센트 근처 테이블과 와이파이, 무제한 차와 커피, 빵 등을 제공받습니다.

이 펍에서 3시간 동안 펍 데스크를 이용하려면 10파운드(약 1만5천 원)를 지불하면 됩니다 .

영국 BBC에 따르면 이미 다수의 펍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손해를 메꾸기 위해 펍 데스크를 운영 중입니다 .

일각에서 '펍 데스크에서 일하는 것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업계는 "펍이나 식당보다 학교나 요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더 많다"고 반박합니다 .

SNS에는 벌써부터 펍 데스크 관련 해시태그로 수많은 펍 데스크 홍보 콘텐츠가 검색되고 있는데요.

영국 정부당국은 이에 대해 "재택근무 노동자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 머물라"는 입장을 에둘러 전했습니다.

당국의 원론적 입장과 별개로 펍 데스크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인 편입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집콕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집에서 일에만 집중하기 힘든 워킹맘들이 마치 사무실처럼 집을 떠나 일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입니다.

한 펍의 사장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펍은 이제 음주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복합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약 커피를 파는 곳이나 원격근무 공간으로 변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겁니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생존 위기에 내몰린 영국의 펍이 '공유 오피스'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전승엽 기자 김지원 작가 최지항 / 내레이션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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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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