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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노태우 동상철거 갈등…충북도의회 내분으로 비화

송고시간2020-10-17 08:00

행문위 '철거 조례' 심사 보류 결정에 조례안 낸 의원 반발

"여론수렴 생략한 집행부·의회 모두 문제" 도민 시선 싸늘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청남대 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충북도의회 내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왼쪽)·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왼쪽)·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도의회에 따르면 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두 사람의 동상 철거 근거를 담은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이 조례안이 발의된 후 7월과 9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보류 결정이다.

행문위는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취지로 제정한 조례안이 법률 위반이나 도민갈등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숙의가 필요해 심사를 보류했다"며 "법제처나 고문변호사를 통해 면밀한 법적 검토 후 심사 재개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의회의 기능과 의원들의 역할을 망각한 행문위 위원들의 조례안 심사 보류는 정당하지 않다"며 "토론회를 구실로 집행부와 함께 시간 끌기에 나선 뒤 결국 폐기수순을 밟아가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조례안은 전체의원 31명 중 25명이 공동 발의한 것"이라며 "상임위의 횡포로 나머지 의원의 의사는 무시되고 있으며 그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이 조례안 제안에는 이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의원 25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행문위 소속 의원 4명도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집행부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동상 설치 땐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추진하더니 철거에는 여론 떠보기로 일관한다"며 "의회주의를 포기한 행문위는 물론 의원들을 기만한 집행부는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행문위가 조례안 심사 보류를 결정했을 때도 회의실을 찾아가 언성을 높이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대표 발의한 조례안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문제를 놓고 충북도와 도의회가 제대로 된 여론 수렴 절차를 밟지 않아 불필요한 갈등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도는 지난 5월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가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요구하자 별도의 여론 수렴 없이 이를 수용했다.

도의회 역시 조례안 심사를 앞두고서 지난 14일 한 차례 토론회만 가졌을 뿐 설문조사와 같은 여론수렴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

최진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은 "도가 동상 철거 결정에 앞서 여론 수렴 절차만 제대로 거쳤어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의회 역시 조례를 만들겠다고 나설 게 아니라 집행부에 여론 수렴을 제안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청남대(남쪽의 청와대)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이후 역대 대통령의 여름휴가 장소로 이용되다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돼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충북도는 2015년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이곳에 초대 이승만부터 노무현에 이르는 9명의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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