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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키르기스, 대통령 퇴진 두고 야권-대통령 신경전(종합)

송고시간2020-10-15 17:09

야권 신임 총리 "즉각 사퇴" vs 대통령 "총선 재선거 끝나고"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김형우 특파원 = 총선 부정 의혹으로 불거진 야권의 선거 불복 시위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퇴 시기를 두고 야권의 지지를 등에 업은 신임 총리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수도 비슈케크에서 이날 공식 선출된 사디르 좌파로프 신임 총리와 만났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대통령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수도 비슈케크에 모인 대규모 군중.
14일(현지시간) 수도 비슈케크에 모인 대규모 군중.

[AP=연합뉴스]

야권을 대표하는 좌파로프 총리는 이 자리서 "오늘 밤 반드시 사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사퇴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촉발될 수 있다면서 이를 거부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좌파로프는 "(총선 불복 시위 사태 촉발 후) 협상에서 대통령은 사흘 안에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들(시위대)에게 대통령이 사퇴할 것이니 해산하라고 말했었다"면서 "하지만 벌써 10일이 지났다"고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당장 퇴임하면 국가에 해가 되는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대통령직을 그만둘 권리가 없다"면서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다.

제엔베코프는 총선 재선거를 치르고 새 대선 일정을 발표하고 난 뒤 국가를 법의 궤도로 돌려놓으면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대변인은 대통령은 한번도 구체적 사퇴 날짜를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사흘 내 퇴진을 약속했다'는 좌파로프 총리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좌파로프 총리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사퇴하기 전까지는 해산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슈케크를 떠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14일 신임 총리로 선출된 사디르 좌파로프(맨 왼쪽)
14일 신임 총리로 선출된 사디르 좌파로프(맨 왼쪽)

[타스=연합뉴스]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합법적인 정부 부처 수장들이 확정되고, 국가가 법의 궤도로 돌아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준비가 돼 있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총선 결과가 무효가 됐고 이제 새로운 총선 일정을 확정해야 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대통령직에서 곧바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엔베코프는 당시 사퇴 의사 표명 후 곧바로 수도 비슈케크에 9일~21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부에 군대 투입을 명령했다.

대통령과 신임 총리가 이날 면담에서 사퇴와 관련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UN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탈리아 게르만 중앙아시아 담당 특사를 현지에 파견했다.

게르만 특사는 성명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인들이 법을 지키고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 일간인 코메르산트와 RBC 통신 등은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기존에 이뤄지던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4일 치러진 키르기스스탄 총선에선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과 친정부 성향 정당들이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 나타났다.

하지만 야당 지지자 수천 명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수도 비슈케크와 주요 지방 도시들에서 저항 시위를 벌였다.

총선 직후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야권의 불복 시위는 최근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부정 사례를 이유로 선거 결과에 대한 무효를 선언한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선거 날짜를 내달 6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라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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