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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개혁 잰걸음?…교황, 국무원 총리의 재무 부문 역할 축소

송고시간2020-10-15 06:10

바티칸은행 감독기구서 배제…금융개혁에 따른 업무 조정 관측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조직의 이인자로 불리는 국무원 총리를 바티칸은행 금융 감독 업무에서 배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시간) 일 메사제로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21일 바티칸은행 운영을 관리·감독하는 추기경위원회 위원의 부분 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피에트로 파롤린(65·이탈리아) 국무원 총리를 위원회에서 배제했다.

공식 명칭이 종교사업기구(IOR)로 1942년 설립된 바티칸은행은 종교·자선 활동에 쓰이는 자산의 관리·운용과 교황·성직자·수도회 회원들을 위한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맡고 있다.

설립 이후 여러 차례 돈세탁·불법 거래에 연루되는 등 바티칸 내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기관이다.

교황이 임명하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추기경위원회는 바티칸은행이 법과 규정에 맞게 운영되는지를 총괄 감독하는 기구다. 위원의 임기는 5년이며, 한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파롤린 국무원 총리는 2013년 12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위원으로 임명됐으며, 2018년 12월 한차례 연임됐다.

연임에 따른 임기가 2023년 12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3년이나 일찍 비정기 인사를 통해 전격적으로 교체된 셈이다.

파롤린 국무원 총리(오른쪽)와 대화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7.12.21. [EPA=연합뉴스]

파롤린 국무원 총리(오른쪽)와 대화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7.12.21. [EPA=연합뉴스]

특히 그동안 국무원 총리는 바티칸은행 추기경위원회에서 당연직으로 여겨지던 터라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이 많다.

이에 대해 교황청 안팎에서는 국무원 업무 영역에서 금융·재무 부문을 제외하는 금융개혁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황은 그동안 교황청 내 모든 금융·재무 관련 업무를 사도좌재산관리처(APSA)로 일원화하는 개혁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도좌재산관리처는 중앙은행과 재정기획 역할을 겸하는 곳이다.

그 연장선으로 국무원 '힘 빼기'라는 시각도 있다.

교황청 관료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무원은 인사·재무·정무·외교 업무까지 총괄하며 '슈퍼 부처'로 군림해왔다. 지나치게 비대해져 통제하기 어려운 권력 기구라는 비판도 많았다.

이번 인사에 대해 교황청 한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하는 금융개혁의 방향과 강도를 암시하는 상징적인 일로 보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2014년 국무원 주도로 이뤄진 영국 런던 고가 부동산 불법 매매 의혹이 확산하는 와중에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인사 사흘 후인 지난달 24일에는 해당 거래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죠반니 안젤로 베추(72·이탈리아) 추기경이 시성성 장관에서 경질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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