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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방역 수위 완화 사흘 만에 집단감염 비상…방심할 때 아니다

송고시간2020-10-14 14:32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기대와는 달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8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02명)보다는 다소 줄어 다시 두 자릿수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구나 이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사전 조짐도 없었던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집단 감염은 그 규모나 성격 면에서 자못 충격적이다. 이 요양병원의 50대 간호조무사가 전날 확진된 이후 직원과 환자 261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52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간호사는 최근 사망한 환자와 접촉한 뒤 발열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 환자는 사후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숫자를 포함하면 15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해외유입 환자의 급격한 증가도 걱정이다. 최근 2주간 평균 10명대였던 해외유입 확진자는 전날 33명에 이어 이날 3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한국어 연수를 위해 입국한 네팔인 11명에 이어 13일에는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의 선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의 코로나 재유행이 우리나라에도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공항, 항만 등의 검역 관리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이번 주 들어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정부가 거리두기의 수위를 너무 성급하게 낮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불거졌다. 실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6월 발표한 '방역수칙 단계별 전환 참고지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의 기준은 일일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5% 미만 등인데 최근 통계는 이런 기준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원칙을 무너뜨림으로써 국민의 경계심까지 느슨하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역 강도를 마냥 높게 유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단계별 기준이 방역 수위를 검토할 때 참고하는 자료인 만큼 이를 판단의 토대로 삼되 사회ㆍ경제적 여건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생계를 위협받는 서민의 어려움을 어떻게든 덜어주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도 이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코로나와 함께 살며 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위드 코로나'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일상의 마비에 따른 심리적ㆍ육체적 영향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오히려 감염병에 더 취약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소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역설'이다. 또 긴장 상황이 너무 오래가면 정작 큰 위기가 왔을 때 오히려 경각심이 무뎌지는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더라도 방역 수위 완화로 코로나19 재유행의 위험 자체가 더 커진 만큼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만약의 사태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독감 백신 관리와 관련해 두 차례나 허점이 드러난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이나 흰색 침전물이 발견된 백신 모두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지만 백신 관리 부실은 국민 건강에 대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닥칠 가능성이 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내년 중에는 코로나19 백신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관리 체계와 매뉴얼을 재점검하는 등 감염병 전반에 대한 대비 태세와 경각심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방역 수위가 1단계로 낮아진 뒤 서울 강남과 홍대 인근의 유흥가는 다시 불야성을 이뤘다고 한다. 자영업자ㆍ소상공인들의 고통, 그리고 일반 국민의 답답함을 고려할 때 이런 현상을 무턱대고 개탄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코로나 사대의 보편적 에티켓만은 꼭 지켜야 한다. 장기전이 확실한 만큼 방역 수위와 관계없이 정부의 지침과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국민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1인 방역 사령관'의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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