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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지역경제] '금보다 비싼 종자'로 코로나19 넘는다…김제 '육종단지'

송고시간2020-10-11 08:00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 순항…기업-정부-대학 손잡고 '종자 개발'

지난해 452억원어치 종자 수출…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3분의 2 이상 차지

입주기업 육종 연구·지식재산권 등록 등 지원 서비스…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

골드바(왼쪽)·방울 토마토
골드바(왼쪽)·방울 토마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1994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 신선농산물 수출 품목 1위가 된 파프리카.

깃털만큼 가벼운 파프리카 씨앗 가격은 g당 8만5천원에 이른다. 요즘 g당 값이 7만원인 금보다 비싸다.

일부 토마토 종자 값은 g당 13만원으로 금값의 2배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골든 시드(Golden Seed)'인 셈이다.

문제는 국산 파프리카 품종이 거의 없어 한 해 소비량의 99%를 네덜란드에서 수입, 해마다 수억원의 종자 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3년간 해외에 지급한 평균 로열티는 103억6천만원이다.

종자 가격도 계속 오르면서 로열티 부담도 그만큼 커지는 실정이다.

김제 시드밸리서 지난해 열린 국제종자박람회 개막식
김제 시드밸리서 지난해 열린 국제종자박람회 개막식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제공]

세계 종자 시장은 50조원에 달하고 연간 4%씩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종자 산업은 '농업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세계가 주목하는 블루오션이 됐다.

하지만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6천400억원(1.3%) 수준으로 매우 미약하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종자 수출액은 680억원인 반면 수입액은 1천460억원이다.

주요 품목의 종자 국산화율도 27.5%에 불과하다.

포도(4.1%), 감귤(2.5%), 배(14.2%) 등 과수 부문의 국산화율이 특히 낮다.

수입이 수출보다 배 가량 많고 국산화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종자 산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52억원을 수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3분의 2 이상을 담당한 전북 김제민간육종단지(시드 밸리)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위치도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위치도

[전북도 제공]

육종단지는 정부와 전북도, 김제시 등이 700여억원을 투입해 2016년 김제시 백산면 일대 50여㏊ 들어섰다.

이 단지에는 종자산업진흥센터·공동 전시포 등 관련 기관을 비롯해 농우바이오·아시아종묘 등 19개 민간 기업이 입주했다.

이들 기업은 연구기관·대학 등과 손잡고 몬산토, 신젠타 등 세계 굴지의 다국적 종자기업과 경쟁하며 세계 수준의 육종 연구와 종자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는 47건의 품종 등록도 했다.

특히 '금보다 비싼 종자'를 개발해 수출하는 이른바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도 순항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기업-정부-대학이 공동으로 벼·감자·옥수수·배추·고추 등 20여개 식량과 사료작물 등의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 주체인 종자산업진흥센터는 입주 기업의 육종연구 기술지원, 지식재산권 등록 지원, 수출 컨설팅 및 각종 행정 서비스를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아울러 입주기업과 채종계약을 통해 지역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자 산업 전문인력 양성도 시작됐다.

전북도는 종자 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농업계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종자 생명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에 나섰다.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5년간 육종보조원·미래육종가 등 2개 과정을 운영한다.

산양삼 씨앗 따기
산양삼 씨앗 따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종자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종자는 농업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말처럼 종자로부터 농업은 시작되고, 농업 활동의 결실은 종자로 마무리된다"며 "종자 산업은 농업의 가장 중요한 원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용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사과 속의 씨는 셀 수 있어도 씨 속의 사과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종자 생명 산업은 인간의 삶과 생명 활동에 관련된 수많은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시드 밸리가 치열한 세계 종자 전쟁에서 승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국내 수출을 견인하도록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종자를 지켜라…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중기저장고
종자를 지켜라…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중기저장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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