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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뽑는 사람 맘이라지만…" 취준생 울리는 채용갑질 [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0-10-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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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ON7oVSxk24

(서울=연합뉴스) 앱을 직접 써보고 작성하는 3장에서 5장 분량의 보고서, 최소 24시간이 걸리는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 이수에 AI(인공지능) 면접까지…보기만 해도 마음이 바빠지는 이 내용은 지난달 국민은행이 공지했던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 과정 일부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서류전형에 합격해야 비로소 필기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처럼 까다로운 1차 관문은 많은 취업준비생의 원성을 샀습니다. 특히 자사 앱을 사용하고 문제점, 제안사항 등을 담아 보고서를 쓰라는 디지털 사전과제는 구직자의 아이디어만 빼앗는다는 불만이 이어졌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은행은 결국 하루 만에 공고를 내리고 채용 전형을 수정해 다시 발표했지만, 기업의 '채용 갑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면접장에서 불쾌한 질문을 받거나 면접 후 불합격 통보를 따로 받지 못하는 것은 기본. 당초 내걸었던 조건을 회사 마음대로 바꾸는 일도 허다한데요. 지난해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애초 부산으로 공고했던 근무지를 최종 면접 즈음 돌연 대구로 변경한 제주항공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정직원처럼 일을 시키고도 결국 뽑지 않는 '희망고문형' 갑질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요.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채용 중단, 입사 연기 뿐 아니라 최종합격 후 입사 취소를 통보 받는 사례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4명은 입사 전형에 합격했지만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회사 측은 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심지어 응답자의 10%는 '회사에서 연락이 없어 먼저 문의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통보에도 을의 입장인 취준생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근로자와 달리 이들을 보호할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국민은행 같은 대기업이면 그나마 이슈가 되는데, 규모가 더 작거나 (채용갑질의) 강도가 강하지 않으면 논란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워낙 흔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문제 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법의 실효성 문제를 꼬집었는데요.

박 운영위원은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제 채용이 공고내용과 다르면 처벌받게 된다"며 "문제는 이 법이 '죽은 법'에 가까워 처벌받은 사례가 없고, 30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적용조차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해당 업체를 신고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가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인권위 같은 곳에서 응시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모니터링을 해 어떤 기업이 무슨 짓을 했는지 리스트를 언론에 공표하면, 행정 지도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그 회사에 행정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

가뜩이나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취업문. 취업난도 서러운데 채용 갑질에 우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홍요은 인턴기자

"아무리 뽑는 사람 맘이라지만…" 취준생 울리는 채용갑질 [이래도 되나요] - 2

sunny10@yna.co.kr

※[이래도 되나요]는 우리 사회에 있는 문제점들을 고쳐 나가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 변화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관행이나 문화, 사고방식, 행태, 제도 등과 관련해 사연이나 경험담 등이 있다면 이메일(digital@yna.co.kr)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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