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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떠난 지 50년…직장인 40% "근로기준법 안 지켜진다"

송고시간2020-10-04 16:00

직장인 1천명 조사…"노동시간·휴가 위반, 임금·수당·퇴직금 체불 빈번"

'비정규직 철폐' 머리띠 한 전태일
'비정규직 철폐' 머리띠 한 전태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하루 10시간씩, 주당 6일 미용실에서 일한 A씨는 첫 월급으로 1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 애초 구인 사이트에서 본 220만원은 고사하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임금체불 신고를 받은 근로감독관은 A씨가 근로계약서상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구제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과 함께 전태일(1948∼1970)이 스러져가고 50년이 지났지만 한국 노동자 상당수는 여전히 이 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사·변호사 등 노동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7∼10일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한 근로기준법 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직장 내 근로기준법 준수 인식 조사
직장 내 근로기준법 준수 인식 조사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체 응답자의 39.9%는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봤다.

이런 인식은 정규직(34.7%)보다 비정규직(48.8%) 사이에서 더 널리 나타났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47.6%)나 20대(45.1%), 비사무직(45%) 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일터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휴가'(51%), '임금, 연장·야간·휴일수당, 퇴직금 등 체불'(48%) 등이었다.

모성보호(임산부 노동시간 제한, 보건휴가, 산전후휴가, 육아휴직)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이 잘 준수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도 각각 32.8%와 32.5%로 높았다.

근로기준법 위반 상황 발생시 노동자 대응 조사
근로기준법 위반 상황 발생시 노동자 대응 조사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당해고나 체불·괴롭힘 등을 당했을 때 대처 방식은 '정부 기관에 상담·진정'(54.9%)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냥 참는다'고 한 사람은 12.5%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노동자의 삶과 처우가 개선됐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51.2%가 '개선되지 않았다'를, 48.8%가 '개선됐다'를 선택했다. 비정규직(55.8%)과 프리랜서·특수고용노동자(58.6%)에게서 부정적인 인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태일이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시다'와 미싱사로 일한 시대에 비해 지금의 노동 처우가 나아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정규직의 69.8%가, 비정규직의 52.8%가 '그렇다'고 답했다. 50대는 81.4%가 긍정한 반면, 20대는 절반가량인 50.5%에 그쳐 세대 간 차이도 보였다.

학교나 직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워본 적이 있는 노동자는 31.4%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91.6%가 학교에서부터 근로기준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직장갑질119는 "'21세기 시다'인 비정규직에게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근로감독청 설치와 감독관 증원으로 노동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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