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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100억대' 김환기·천경자 작품 훔친 일당 1심 실형

송고시간2020-09-30 09:00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한 김환기 화백의 '우주'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한 김환기 화백의 '우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한국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고(故) 김환기 화백 등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훔쳐 팔려고 한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인진섭 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황모(55) 씨와 임모(65) 씨에게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황씨는 감정가 55억원에 달하는 '산울림'(1973년)을 비롯해 김환기, 천경자 화백 등 국내 유명작가의 그림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 대학교수 A씨의 수행비서로 2013년부터 일해왔다.

A교수가 2018년 췌장암을 앓으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그의 제자 김모 씨는 A교수가 입원한 틈을 타 '산울림' 등 소장 작품들을 빼돌려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황씨에게 접근해 함께 범행을 하고 수익금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황씨는 제안을 받아들여 A교수의 가사도우미 임씨와 함께 교수의 자택 등에 보관돼있던 김 화백, 천 화백 등의 미술 작품 8점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빼돌린 작품의 감정가는 합계 109억2천200만원으로 추정됐다.

황씨 등의 범행은 이후 A교수가 사망한 뒤 유족들이 교수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도난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김씨는 김 화백의 '산울림'을 팔아 40여억원을 챙긴 혐의로 먼저 기소돼 올해 초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수행비서·가사도우미로서 피해자가 투병 중인 것을 계기로 김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겁고 죄질도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더군다나 공범 김씨가 감정가 55억원 상당의 그림 한 점을 처분해 그 행방도 찾지 못하고 있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을 주도한 것은 김씨로 보이는 점, 해당 그림들이 감정가 정도로 고가라는 사실을 몰랐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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