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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쓰려면 가위바위보"…노동자들 연차·병가 '그림의 떡'

송고시간2020-09-27 16:00

직장인 1천명 조사…"코로나19 예방·종식 위해 보장해야"

직장갑질119
직장갑질119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매달 연차신청을 하는데, 하루 가능한 인원이 1명입니다. 원하는 날 연차 쓰려면 가위바위보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회사가 요구하면 나와야 하고 안 나오면 업무상 결근으로 처리해 페널티를 준다고 합니다."(콜센터 노동자 A씨)

노무사와 변호사 등 노동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달 7∼10일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한 연차·병가휴가 등 사용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연차휴가 사용실태 조사
연차휴가 사용실태 조사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사 결과 응답자의 39.9%가 법정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비상용직)의 50.0%가,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의 53.3%가 연차휴가에 제약이 있다고 밝혀 정규직(상용직·33.2%)보다 높게 조사됐다.

또 서비스직(48.5%)이 사무직(32.0%)보다, 5인 미만 사업장(52.9%) 노동자가 300인 이상 사업장(25.3%) 노동자보다 연차휴가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급 150만원 미만의 노동자는 52.4%가 연차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했지만, 임금이 500만원을 넘는 노동자는 20.9%만이 제약을 받는다고 답했다.

유급병가제도 실태 조사
유급병가제도 실태 조사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급병가를 보장받고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전체의 62.0%에 그쳤다. 비정규직의 77.5%,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의 85.5%가 유급병가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업무와 관련 없는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게 될 경우 소득손실을 보상해주는 상병수당에 대해선 응답자의 83.9%가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다.

직장갑질119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유급병가제도와 상병수당 제도 두 가지 모두 없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면 3∼4일 집에서 휴식'이라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방역 행동수칙을 따르는 것이 무급(월급 차감)이라도 휴식을 선택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53.6%에 그쳤다.

다만 직장갑질119는 "지난 6월 조사에서는 '집에서 쉰다'는 응답자가 46.1%였다"며 "집단감염 사례가 늘면서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휴가 쓰려면 가위바위보"…노동자들 연차·병가 '그림의 떡' - 4

조윤희 노무사는 "노동자에게 휴식할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부에서 관리·감독하고, 유급으로 병가를 보장받을 수 있게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코로나19의 예방·종식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준형 노무사는 "노동자는 사용계획서를 내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빨간 날(공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심 노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어려워 업체가 휴업했더라도 휴업하지 않은 기간만큼의 연차휴가는 그대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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