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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석탄 밀수출 코로나에도 '진행형'…핵탄두 소형화 가능성도(종합)

송고시간2020-09-29 09:04

유엔 대북제재위 패널 중간보고서, 제재 회피 수법·실태 담아

석탄 밀수출 33차례·정유제품 수입한도도 초과…중·러 '근거 없다'

SLBM 시험 가능성에 풍계리 '재건 쉬워' 평가도…北 해외사업 계속

올해 봄 갈마호와 장운호가 선박 환적 방식으로 석탄 수출하는 정황을 담은 사진
올해 봄 갈마호와 장운호가 선박 환적 방식으로 석탄 수출하는 정황을 담은 사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캡처]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인적·물적 교류를 거의 다 막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불법 석탄 수출과 정유 제품 수입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는 북한의 제재 회피 실태와 수법을 담았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활동을 시사하는 대목도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자체 조사·평가와 회원국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 이사국들의 승인을 거쳤다.

북한 석탄 밀수출 코로나에도 '진행형'…핵탄두 소형화 가능성도(종합) - 2

◇ 코로나에 잠시 쉰 석탄수출 곧 재개…정유제품 수입상한 초과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불법 해상 석탄 수출을 지속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한 회원국은 북한이 코로나19로 교역과 인전 교류를 제한한 지난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북한의 석탄 수출이 일시 중단됐다고 보고했으나, 3월 말부터는 청진항∼닝보-저우산 루트를 통한 석탄 수출이 곧장 재개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간에 북한 선박 수십 척이 남포항에 닻을 내리고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대부분 선박은 석탄 수출을 계속했다고 전문가패널은 전했다.

한 회원국은 올해 5월 7일까지 최소 32척의 북한 선박이 석탄을 실어날랐고, 그 결과 최소 33차례의 석탄 밀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는 내용의 정보를 제공했다.

북한산 석탄은 대부분 중국으로 향했고, 주로 닝보-저우산 인근에서 '선박 대 선박'의 환적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됐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중단 기간에 교역량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패널은 밝혔다.

북한에 정유제품을 운송한 선박 뉴콩크호
북한에 정유제품을 운송한 선박 뉴콩크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캡처]

정유제품 불법 수입 역시 지난 3월 연례보고서, 작년 9월 중간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대 선박 환적은 물론 외국 국적의 선박을 이용한 직접 운송으로 제재 감시망을 피해갔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거나 목적지를 허위로 기재하고, 기국(flag state·선박이 등록된 나라)을 자주 변경하는 등의 회피 수법도 계속 동원됐다.

이를 통해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서 정한 연간 정유제품 수입 한도인 50만배럴을 벌써 넘어섰다고 회원국들은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 등 43개 회원국은 지난 7월 대북제재위에 서한을 보내 북한이 올해 5월까지 56차례에 걸친 불법 활동으로 160만배럴 이상의 정유제품을 수입했다며 연말까지 추가 정유제품 반입 금지 조치를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유제품 수입과 석탄 수출 규모는 예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문가패널은 판단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43개국의 주장이 가정과 추정에 근거한 것이며, 북한이 수입 상한선을 초과했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반박했다고 보고서에 적시됐다.

이에 미국은 "증거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탄탄하고 충분하다"며 중국, 러시아에 재반박했다.

또 북한이 유엔 제재로 금지된 조업권을 제3국 단체들에 팔아 이익을 얻고 있다는 회원국 제보도 있었다. 이를 통해 올해 5월 말까지 70여척의 어선이 북한 해역을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영변 핵단지
북한 영변 핵단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캡처]

◇ 멈추지 않는 핵개발…'핵탄두 소형화' 가능성 제기도

보고서는 북한이 6차례 핵실험 등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 가능한 소형화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도 있다는 다수 회원국의 평가를 실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은 이미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한 사안이지만,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국제기구의 공식보고서에 종전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는 의미가 있다.

이 중 한 회원국은 북한이 침투지원 패키지와 같은 기술적 향상이나 다탄두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추가로 소형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 신포 해군조선소에서 올해 5월 이후 관찰된 여러 활동이 SLBM의 취급 또는 추가 발사시험과 관련돼있을 수 있다는 한 회원국의 평가도 나왔다.

올해 5월 27일 북극성 1호 또는 북극성 3호 미사일을 싣기에 충분한 길이 16∼17m, 너비 2.5m의 컨테이너가 포착됐는데, 지난해 10월 2일 SLBM 발사시험 열흘 전 비슷한 컨테이너가 등장했던 장소와 거의 같은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한 회원국에 따르면 북한은 6개 탄도미사일 기지를 운용 중이고, 각 기지에서 많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 실험용 경수로 건설, 우라늄 광산 활동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서에 적혔다. 다만 5MW 원자로 재가동 징후는 없다고 서술됐다.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한 회원국의 평가도 보고서에 함께 실렸다.

다수 회원국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임을 시사했다.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의 6개 냉각장치 중 1개가 올해 3월 제거됐다는 보고도 나왔으나 그 이유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우라늄 광산과 평산 우라늄 정광(옐로케이크·우라늄 농축원료) 생산시설도 계속 가동 중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풍계리 핵실험장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캡처]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눈 치우기 활동, 도보 통행, 다수의 사람과 차량이 위성사진으로 목격돼 현장 관리 및 감시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한 회원국은 풍계리 실험장 터널 출입구들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터널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징후는 없다는 점을 근거로 "터널 1개를 재건하고 (핵)실험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와 실험 장치를 설치하는 데 2∼3개월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패널은 2017년 9월 이후 핵실험이 없었다는 데 주목하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을 유지하고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 중"이라며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과 인프라도 계속 발전시켜왔다"고 평가했다.

평양 만수대창작사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평양 만수대창작사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재 대상 개인·단체들, 여전히 해외 활동중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개인과 단체들이 여전히 해외에서 활동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북한의 대표적 미술품 창작기관인 만수대창작사의 해외사업부문으로 알려진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은 아프리카 베냉과 기니 등지에서 동상 등 조형물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패널은 전했다.

북한 무기수출업체로 역시 제재명단에 오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대표들인 하원모와 김학철이 올해 초 현재 이란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활동 내역에는 금괴 밀수, 북한 외교관들의 군수물자 조달 시도, 군사협력 추진 등도 포함됐다.

올해 초 체코 언론 보도로 알려진 북한 외교관들의 장갑차, 드론, 전투기 부품 조달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체코 당국은 준비 단계에서 이러한 시도를 사전 적발했다고 전문가패널에 보고했다.

다른 유럽연합(EU)회원국은 자국 북한대사관에 1등 서기관으로 있던 홍영수가 무기 부품을 조달해 아프리카의 한 국가로 실어나르려 했다고 전했다. 홍영수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이거나 최소 과거에 소속됐던 것으로 보이며, 현재 나이지리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년 보고서에서 관심을 끌던 북한의 사치품 조달에 관한 내용도 일부 반복됐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고급차와 주류 등 수입에 관해 조사한 결과 산발적으로 이런 사치품 수입이 이뤄진다는 점을 파악했다. 벤츠, 아우디 등의 고급차 수입을 시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한국관련 내용은 많지 않았으나 우리 관세 당국이 지난 2018년 11월 평양을 방문한 해외 한인 상공인들이 구입한 만수대창작사 미술품들을 압수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 중 일부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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