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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지문 한통에 정국 출렁…여야 메시지 '고심'

송고시간2020-09-25 19:12

민주 '김정은의 사과' 평가…역풍 우려해 北규탄 기조는 유지

'문대통령-세월호' 공세 야당엔 돌발변수…"의미없는 사과" 일축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총격살해 사건으로 소용돌이치는 정국이 새 국면을 맞았다.

정국 지형을 뒤바꾼 변수는 북한 통일전선부가 보낸, 한 통의 통지문이다.

청와대는 25일 오후 북한의 통지문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사안을 우발적인 사건으로 묘사한 통지문에는 "대단히 미안하다"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사과가 담겼다.

우리 국방부가 밝힌 충격적인 사건 전말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내용이다. 북한군이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불태웠다는 게 우리 당국의 판단이었다.

사건의 진상을 놓고서는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지만, 당장 여야 정치권의 표정은 일순 엇갈린 분위기다.

대화하는 이낙연 전해철
대화하는 이낙연 전해철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전해철 의원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북측에 의한 우리 공무원의 총격 피살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9.25 zjin@yna.co.kr

정치적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여권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껏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국민이 희생된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대북(對北) 규탄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남북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낙연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북측의 태도에 비하면 상당한 정도의 변화인 것으로 보인다"며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금까지 비정상이었던 남북 관계가 정상화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우리가 요청한 지 하루 만에 경위설명, 사과표명, 재발 방지 등이 담긴 답변이 온 것은 발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떤 이유로든 비무장 민간인 사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기에 북한군의 행위를 규탄한다"면서도 "(북한의) 즉각적인 답변과 김 위원장의 직접 사과는 이전과는 다른 경우여서 주목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북의 우리 국민 피격 관련 입장발표
국민의힘, 북의 우리 국민 피격 관련 입장발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외교안보특위위원 긴급간담회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에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0.9.25
toadboy@yna.kr

대여(對與)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야권에는 말못할 당혹감이 감지된다.

과거 '세월호 7시간'에 빗대 문재인 대통령의 부실대응을 부각했지만 '김정은의 사과'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다소간 김이 빠진 형국이다.

당장은 "의미 없는 사과"로 의미를 일축하면서 '대북 저자세론'을 부각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사과의 의미를 느낄 수 없는 통지문"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북한을 두둔하고 있는 이들이 대한민국 군이 맞느냐"면서 "북한 김정은의 사과 시늉 한마디에 휘청하는 무기력이 있다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 국민이 죽어가는 와중에도 대통령은 평화타령, 안보타령만 늘어놨다"면서 "도대체 북한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저자세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동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하면서도 "왜 문 대통령은 북한에 협조 요청조차 하지 못했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적었다.

국민의당도 "북한 통지문에 진정한 사과의 의미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가해자의 해명에 안도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면서 "평화 타령만 읊조리지 말고 남북공동조사단을 꾸려 진위를 가리자"고 제안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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