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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실려 병원 찾는데 6시간…가까스로 목숨 건진 80대

송고시간2020-09-27 07:05

서울 신림동 중증외상환자 의정부성모병원서 응급처치로 회복중

무차별 폭행으로 다발성 열상·늑골 골절…30여 병원서 수용 거부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생사의 갈림길에 선 80대 여성이 119구급차를 타고도 6시간가량 병원을 찾지 못해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여성은 조현병 환자의 무차별 폭행으로 출혈이 심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나 서울 관악구에서 경기 의정부의 병원까지 가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병원 도착 당시 이 여성은 혈압이 정상의 절반인 40㎜Hg까지 떨어졌다.

'손상 중증도 점수'(ISS·Injury Severity Score)는 22점으로 판정됐다. 15점 이상이면 중증외상환자로 분류된다.

[제작 정연주, 최자윤] 일러스트

[제작 정연주, 최자윤] 일러스트

27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께 이 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로 119구급차 한 대가 급하게 도착했다.

경기북부를 담당하는 소방서 구급차가 아닌 서울 관악소방서 소속이었다.

구급차로 이송된 80대 여성 환자 A씨는 얼굴 여기저기가 찢어지는 다발성 열상을 입었고 피를 많이 흘린 탓에 의식이 없었다.

A씨가 도착하기 수십 분 전 조항주 센터장은 한 구급대원의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구급대원은 "폭행당해 얼굴이 여기저기 찢어졌다"고 전했고 조 센터장은 성형외과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른 병원을 권유했다.

이에 구급대원은 "6시간째 병원을 찾고 있다"며 "현재 A씨 혈압이 70㎜Hg 수준인데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재차 도움을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조 센터장은 "당장 오라"고 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4시께 관악구 신림동 집에서 조현병을 앓은 30대 조카손자 B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씨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A씨를 구급차에 태워 주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려 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

응급 처치할 의사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구급대원은 병원 30곳가량 전화해 문의하고 이 중 2곳을 직접 찾아갔으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당시 전공의들이 파업 중이어서 의사 수가 부족한 데다 이들 병원도 조 센터장처럼 성형외과적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태운 구급차는 병원을 찾느라 서울시 내를 6시간가량 헤맸고 결국 구급대원은 의정부성모병원에 전화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병원에 도착한 A씨는 혈압이 40㎜Hg까지 떨어졌다. 영상 검사에서 팔뼈와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진 것이 확인됐고 경미한 뇌출혈까지 보였다.

중증외상 정도를 판단하는 손상 중증도 점수도 22점으로 위중한 상태였다.

조 센터장은 "이대로 1시간을 더 소비했으면 A씨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 위급했던 상황을 기억했다.

조 센터장은 곧바로 급속 수혈을 진행하면서 응급 처치를 시작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돼 외상센터 중환자실에 있던 A씨는 현재 외상 병동으로 옮겨져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는 최근 아파트 14층에서 떨어진 9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응급처치해 살리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 가족을 폭행한 혐의로 B씨를 구속한 뒤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B씨는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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