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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누르면 튄다' 추석 연휴 유원지 막으니 노지 차박 봇물 터지듯

송고시간2020-09-26 11:00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묻고 가는 바람에 악취가 끊이질 않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마곡유원지 인근 한 주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행락객들의 무질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무료로 운영되는 유원지인 이곳으로 캠핑왔던 사람들이 곳곳에 음식물 쓰레기를 묻는 바람에 악취가 코를 찌르고, 유원지 물은 결국 한강으로 흘러가 식수가 될 터라 안타깝다는 내용이다. 마곡유원지는 지난 21일부터 폐쇄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강원도 호텔 예약률이 95%에 달하는 등 전국의 리조트와 호텔 등이 높은 예약률을 보인다.

통제된 마곡유원지 [이재관 씨 제공]

통제된 마곡유원지 [이재관 씨 제공]

이에 반해 무료 캠핑장인 충주 수주팔봉, 충주의 목계솔밭, 강원도 홍천의 마곡유원지 등 이미 널리 알려진 기존의 캠핑이 가능한 장소들은 지자체에 의해 잇따라 폐쇄됐다.

또 전국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유명 유원지와 지자체 운영 캠핑장들도 같은 기간 문을 닫았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인 추석 연휴를 고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의 핵심 조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산림청 또한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전국 산림청 소속 모든 휴양림의 숙박시설과 야영장을 임시 폐쇄하고 주간 방문자만 받고 있다.

이처럼 산림청과 각 지자체가 숙박시설, 캠핑장, 유원지 등을 막자, 엉뚱한 곳에서 방역 구멍이 날 조짐이 보인다. 리조트 등을 예약하지 못한 서민들은 노지(路地)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차박 관련 그룹 등에는 지금이라도 예약 없이 갈 수 있는 노지가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전국 방방곡곡 노지마다 들어가 캠핑을 하면 오히려 방역에 구멍이 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캠핑 자료 사진 [독자 제공]

캠핑 자료 사진 [독자 제공]

정식 야영장이 아닌 노지 야영에는 화장실 사용 문제도 생긴다.

서민들의 여가에 대한 욕구를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산림청 출신 K씨는 "실내 체류시설인 데다 하룻밤에 수십만원씩 하는 리조트와 호텔과 반대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야외 시설은 닫아놓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면서 "무조건 나가지 말 것을 종용할 게 아니라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학회 정병웅 회장은 "너무 중앙 정부의 방역지침이나 준수에 경직되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면서 "방역도 삶의 리듬과 균형 회복을 위한 여가 욕구도 배려하면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서울대 홍규선 교수는 "현시점에서 방역만큼 중요한 것은 없지만 갑갑해 하는 시민들의 여가 문화를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자칫하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지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림청과는 달리 국립공원공단의 경우, 체류형 시설과 지리산과 덕유산 등의 대피소를 폐쇄했지만, 전국 22개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모두 1천59면의 야영 사이트를 개방하고 있다.

캠핑 [롯데백화점 제공]

캠핑 [롯데백화점 제공]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캠핑의 경우 개인 장비를 이용하는 데다가 야외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해 정원의 50%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주간 방문만 허용하고 있다.

이참에 코로나 시대의 여가생활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강섭 KOTFA(코트파·한국국제관광전) 사장은 "방역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민들이 갑갑증을 호소하고 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방역에 구멍이 날 수 있다"면서 "단기간에 코로나를 물리칠 수 없다면,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가문화와 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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