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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 공무원 형 "월북 의문…공무원증 선박에 남아 있어"(종합)

송고시간2020-09-25 00:11

"실종 때 조류 방향 북한 아니야…당국 책임 회피 의심"

어업지도선에 남아있던 공무원증
어업지도선에 남아있던 공무원증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의 친형이 24일 동생의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8급 공무원 A(47)씨의 형 이모(55)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동생이 타고 있던) 선박에 공무원증과 신분증이 그대로 있었다"며 "북한이 신뢰할 공무원증을 그대로 둔 채 월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바다에서 4시간 정도 표류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공포가 몰려온다"며 "동생이 실종됐다고 한 시간대 조류의 방향은 북한이 아닌 강화도 쪽이었으며 지그재그로 표류했을 텐데 월북을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과 정보 당국은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지난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A씨가 해류 방향을 잘 알고 있고 해상에서 소형 부유물을 이용했으며, 북한 선박에 월북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토대로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해경은 A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현장 조사를 한 결과 A씨가 유서 등 월북 징후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종 당시 A씨의 신발이 선박에 남아 있었고 그가 평소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있었으며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볼 때 자진해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北 피격 공무원 형 "월북 의문…공무원증 선박에 남아 있어"(종합) - 2

실종 공무원 선실 내부 모습
실종 공무원 선실 내부 모습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그는 군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동생이 월북한 것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씨는 "(동생이 21일 실종된 뒤) 24시간 이상을 우리 영해에 머물렀을 텐데 그 시간동안 발견을 못 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며 "국방부는 북한이 동생에게 총을 쏘는 광경을 봤다고 하는데 그것만 봤다는 것인지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동생을 나쁜 월북자로 만들어 책임을 피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문"이라며 "동생이 우리 영해에 있었던 미스터리한 시간을 덮으려는 것으로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키가 180cm인 동생이 실수로 허벅지 높이인 난간 너머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 등도 함께 제기했다.

동생이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로 옮긴 지 3일 정도가 지난 적응 기간이었다는 점도 실족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들었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3년간 근무한 다른 어업지도선에서 지난 14일 근무지 이동 발령을 받고 17일 무궁화10호로 옮겨탔다.

이씨는 동생이 배에 남기고 간 슬리퍼도 본인 것인지 확실치 않으며 밧줄 아래 있었던 상황이라 월북 가능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서 피격된 공무원의 슬리퍼
북한서 피격된 공무원의 슬리퍼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ong@yna.co.kr

이씨는 "(실종 시간으로 추정되는) 새벽 1∼2시는 졸릴 시간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실종됐을 수도 있다"며 "라이프자켓(구명조끼)을 입었다면서 월북했다고 하는데 평상시 입어야 하는 것으로 월북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동생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22일부터 연평도에 있으면서 수색 상황을 지켜봤으나 사망 소식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접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동생이 5남 2녀 중 넷째였다며 "온화하고 유순했고 형의 말을 잘 들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해상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연평도 해상은) 조류가 보통 지역과 달리 상당히 세고 하루 4번 물때가 바뀐다"며 "실종돼 해상 표류 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A씨가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는 이달 16일 전남 목포에서 출항했다.

A씨는 다른 선박에 타고 있다가 지난 17일 연평도 해상에서 무궁화 10호에 처음 승선했으며 나흘 뒤인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유물을 붙잡고 표류하던 A씨에게 접근해 월북 경위 등의 진술을 들은 뒤 무참하게 사살하고서 시신까지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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