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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공무원, 실종 접수 34시간여 만에 사살…월북 가능성도

송고시간2020-09-24 16:08

군 당국 설명 토대로 사건 재구성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공무원 A(47)씨가 지난 22일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특히 북측은 구명조끼를 입고 표류 중이던 A씨에 접근해 월북 경위 등의 진술을 들은 뒤 무참하게 사살한 뒤 시신까지 불태웠다.

24일 군 당국의 설명 등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께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해양수산부 소속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연평도 공무원, 실종 접수 34시간여 만에 사살…월북 가능성도 - 1

해당 선박에 타고 있던 동료들은 같은 날 새벽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당직 근무를 섰던 A씨가 점심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선내 수색에 나섰고 실종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날 오후 1시 A씨의 실종 사실을 공유한 군 당국은 오후 1시 50분부터 해경, 해군, 해수부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인근 꽃게 조업 해역을 중심으로 정밀 수색을 펼쳤다.

4시간 넘는 수색 작업에도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한 군 당국은 오후 6시부터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의 해안선 일대에서 정밀 수색작업을 실시했으나 역시 성과가 없었다.

군이 A씨의 흔적을 처음으로 안 것은 실종 이튿날이었다.

군 당국은 22일 오후 3시 30분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3∼4㎞ 떨어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A씨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정황을 인지했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올라탄 기진맥진한 상태의 실종자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며 "북측은 이후 실종자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실종자가 유실되지 않도록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북측은 이후 A씨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A씨의 월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오후 4시 40분께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실종자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경위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께 바다 위에서 A씨를 총살했다. 북한 선박에 발견된 지 약 6시간 만이다.

그리고 오후 10시께 방독면을 쓰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붓고 불태운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은 시긴트(신호정보)를 통해 이런 정황을 인지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우리가 실종자를 특정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못한 이유로 북한측 해역에서 발생했고, 처음에 위치를 몰랐다"면서 "북한이 설마 그런 만행을 저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군 단속정이 해군계통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국경지대에서 무단 접근하는 인원에 무조건 사격하는 반인륜적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34시간여 만에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지고, 시신까지 불에 타버렸다.

그러나 A씨를 태운 불이 군 당국에 포착된 22일 오후 10시 이전까지 군 연평부대의 감시장비에 녹화된 영상에서는 A씨의 흔적을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군 관계자는 "실종자 시신을 불태운 정황을 포착한 뒤 국방부 장관에게도 바로 보고가 됐다"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도 장관에게 보고하면서 바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군은 A씨가 자진해서 월북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선박에서 이탈할 때 자신의 신발을 선박에 벗어놨다는 것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A씨가 해류 방향을 잘 알고 있고 해상에서 소형 부유물을 이용했으며, 북한 선박에 월북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이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군은 판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40대 가장이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월북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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