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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군사합의 2주년…"연합사령관, 작전에 영향 없다"

송고시간2020-09-19 07:00

판문점선언 2조 구현…"김정은 허락 없으면 북한군부 맘대로 파기 못해"

기존 12개 합의문건 등이 토대…군사공동위 출범 '군사합의2.0' 출발선

북한 GP 폭파 장면
북한 GP 폭파 장면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9·19 남북군사합의서가 체결된 지 19일로 2주년을 맞았다. 접경지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막고 나아가 군사적 신뢰 구축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는 것이 군사합의서 정신이다.

지난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폭파와 대남 군사행동 위협으로 '파기' 위기를 맞는 등 우여곡절에도 현재까지 군사합의는 작동하고 있다.

앞으로 군사합의서에 명문화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출범하면 더 획기적인 조치를 담은 '군사합의2.0'이 논의될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전망했다.

◇"연합사령관, 군사합의 작전에 영향없다 결론"…한국, 미측에 수백차례 설명

군사합의서는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놓은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지상 MDL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키로 했는데 남북은 현재 이를 이행하고 있다.

서해 덕적도에서 북한 초도까지 서해 135㎞, 동해 속초에서 북한 통천까지 동해 80㎞ 구간이 해상 완충구역이다. 이 구역에서 포 사격과 기동훈련이 중지됐고, 북한 해안포 포구 덮개와 남북 함정의 함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도 이행되고 있다.

북한은 해안포 3∼4개를 개방했다 닫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군 당국은 습기 제거를 위한 환기 등의 목적일 것으로 평가하며 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공중에서는 서부지역의 경우 MDL에서 20㎞, 동부지역은 40㎞ 안의 지역에서 정찰기와 전투기의 비행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서부지역 10㎞, 동부지역 15㎞ 안에서는 무인기 비행도 금지됐다. 전투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실탄을 동반한 전술훈련도 해서는 안 된다.

한미 전투기들의 근접항공지원(CAS) 훈련도 공중 완충구역 이남에서 실시해야 한다. 군은 한미 연합공군 훈련 공역을 완충구역 이남으로 조정했다.

이런 완충구역 설정 합의와 이행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군 및 주한미군의 정찰비행과 훈련 등에 심각한 지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군 당국은 연합정찰자산 등으로 커버하기 때문에 작전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오히려 북한 쪽이 더 손해라는 입장이다.

남북 군사합의서 서명식
남북 군사합의서 서명식

(평양=연합뉴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배재만 기자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9.19

일각의 우려와 달리 당시 한미연합사령부는 군사합의 체결 직후 연합작전에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군사합의서 협의 과정에 깊숙이 참여한 한 당국자는 "한미연합사령관은 항상 연합작전태세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군사합의서 문안을 놓고 한국 합참과 해군 및 공군작전사령부와 수차례에 걸쳐 작전성 영향 검토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연합사령관은 군사합의서 체결 다음 달인 10월에 작전적 영향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2018년 군사합의서 체결 당시 연합사령관은 빈센트 브룩스 육군 대장이었다.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은 2018년 9월 20일 저녁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온 직후 브룩스 사령관을 국방부로 불러 평양에서 있었던 일을 소상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군사합의서 문안 협의를 위한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전후로 당시 브룩스 사령관과 유엔사 참모장에게 대면 설명을 했다"면서 "주한미군 및 유엔사 실무진과의 전화 통화까지 합하면 수백차례의 협의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일각에서는 미국 측에서 군사합의에 부정적이라고 주장하는데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면서 "미국 측에서 군사합의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없는 것은 9·19 군사합의가 정전협정에 위배되지 않고 오히려 정전협정 정신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군사합의, 정상간 서명 판문점선언 2조 구현…"북한군부 맘대로 파기 못 해"

국방부 당국자는 9·19 군사합의서는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4·27 판문점선언' 2조를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언 2조는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9·19 군사합의서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가 정식 명칭이다.

이에 군 고위 당국자는 "군사합의서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의 부속합의서"라면서 "부속합의서로 한 것은 북한 군부가 김정은 위원장 허락을 받지 않고서는 마음대로 이를 파기하지 못하도록 일종의 '고리'(안전장치)를 걸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남북공동유해발굴 시범지역인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개설 때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나왔고 작업 속도도 더 빨랐다"면서 "이는 지도자가 내린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군부도 군사합의서 실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측은 북측과 군사합의서 문안 협의 때 정전협정의 문구를 최대한 반영하고, 과거 남북 군사신뢰 구축과 관련한 12개 합의 문건을 기초로 했다고 한다.

한 당국자는 "북한은 정전협정과 과거 남북 합의문서 조문에 명분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남측을 비난할 때 보면 기존 합의문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북한이 거부할 수 없는 틀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정전협정과 과거 12개 합의문을 기초로 하게 됐다"고 전했다.

◇ "남북군사공동위 가동이 '군사합의2.0' 출발선"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가 지난 2년 동안 우발적 충돌방지 등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군사합의 체결 이후 지상, 해상, 공중 완충구역 합의를 잘 준수하고 있지만, 작년 11월 23일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훈련과 올해 5월 3일 중부전선 우리측 GP에 대한 총격 등 2차례 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있다.

JSA 비무장화
JSA 비무장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은 합의한 시범 철수 대상 각각 11개 GP 중 10개를 완전히 파괴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조치도 완료했다. DMZ 화살머리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전술도로 개설과 지뢰 제거 등도 끝냈다. 다만, 북한은 작년 4월 1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공동유해발굴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강 하구의 민간 선박 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 조치도 끝냈으나, 아직 민간 선박 통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사합의서에 규정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북한이 소극적으로 나오기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사합의서가 '반쪽'이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군 고위 당국자는 "9·19 군사합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접경지역에서 이처럼 장기간 군사적 긴장 상황이 조성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합의서에 명기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가동하면 보다 획기적인 조치를 담는 '군사합의2.0' 협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한 간에 군사공동위원회 구성과 설치, 운영 등에 관한 합의 문안은 모두 완성됐다"면서 "사실상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1990년대부터 5년 단위로 군비통제정책서를 만들어왔다. 2011년에는 '군비통제 추진이행계획서'를 발간했다. 이 문서에는 앞으로 남북이 본격적인 군비통제 협의를 시작하게 되면 어떤 콘텐츠를 제의해야 하는지 등이 상세히 수록됐다고 한다.

이 문서 작성 책임자는 신원식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이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했다. 정계 진출 전 야인으로 있으면서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군사합의서를 비판해왔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북측과 군사합의서를 협의할 때 이 문서도 참고서가 됐다"면서 "이 문서에는 군사합의서 보다 더 전향적인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최근 20년 남북관계 주요 일지
[그래픽] 최근 20년 남북관계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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