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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추장관 아들 의혹' 과도한 공세도 엄호도 자제하길

송고시간2020-09-17 18:35

(서울=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7일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서 씨 의혹과 관련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엄호에 여념이 없었다. 발언 중인 상대 당 의원을 향해 의원석에서 고성과 야유를 쏟아내는 구태의연한 모습도 여전했다. 지난 1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진행된 대정부질문과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주요 정치 일정이 추 장관 아들 의혹으로 도배되면서 민생 현안은 묻혀버리다시피 한 것 같아 씁쓸하다. 중요한 문제임은 틀림없으나 시급한 사안을 모두 제쳐두고 국무위원 가족 의혹 제기에 매달린 제1야당이나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를 헤아리기보다는 방어에만 급급한 듯한 여당 모두 안타깝기만 하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 대응에서 우왕좌왕하는 최근 민주당의 모습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일부 의원들의 도를 지나친 언행이 계속되면서 당 내부에서조차 '오버'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추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은 물론 국민의 반감까지 초래하고 있는 양상이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 서모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대어 논란을 자초했다. 추 장관 아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는 내용을 삭제해 다시 논평을 내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였다. 보조금 부정 수령과 개인 유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윤관순 열사에 빗댈 판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으니 그야말로 본전도 못 찾은 셈이다. 추 장관 부부가 아들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국방부 민원실에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도 청탁'이라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카카오톡으로도 휴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라는 발언 또한 논란을 불렀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 대책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추 장관 아들의 의혹 제기에 주력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정적 한 방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루한 공세를 이어가다 보니 다소 무리수를 두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최형두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이 국회의원 신분이던 2014년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후원금 250여만원을 썼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과는 관련 없는 6년 전 문제일 뿐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의원실을 인용한 특정 매체의 보도를 재인용한 내용이다 보니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다지 고울 리가 없다. 얼마 전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극우 성향 단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개천절에 강행하려는 광화문 집회를 3·1 만세운동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일도 있었다.

여야는 검찰이 뒤늦게나마 본격 수사에 나선 만큼 국민은 안중에 없는 듯한 소모적인 정쟁을 자제하고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보길 바란다. 검찰이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내놓는다면 정치권에 앞서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조급해할 이유는 없다. 추 장관이 법적으로 책임질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지고, 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면 추 장관과 정부·여당이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된다는 여권 내부의 목소리는 귀 기울일 만하다. 여당은 "불법은 없었다"며 무조건 감싼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 범법만 아니면 괜찮다는 얕은 인식은 국민의 윤리·도덕 의식을 욕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야당도 한가위가 코앞인데도 사상 최장의 장마와 잇단 태풍 피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름만 깊어가는 국민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태가 나중에 어떻게 결론 나든 정치적 이득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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