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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우려되는 증시 '빚투 열풍'…금융당국은 리스크 관리해야

송고시간2020-09-17 12:15

(서울=연합뉴스) 개인 투자자의 '영끌' '빚투'가 밀어 올리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의하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55조9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 예탁금은 약 29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6조원이다. 개미 군단이 올해 주식 투자를 100조원가량 늘린 셈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저점이었던 지난 3월 19일 이후만 보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5조원을 순매수해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매물을 모두 받아냈다.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는 증시를 이른바 '동학 개미'들이 굳건하게 지켰다고 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연중 저점보다 60% 이상 올라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가격이 위로만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문제는 없지만 버블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투자자들이 위험 요소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올해 들어 증시는 저금리로 막대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에 신산업·신기술과 코로나 백신·치료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그린 뉴딜도 호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경제·보건 복합 위기를 맞아 일부 수혜 업종도 있지만, 기업 실적은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전반적으로 바닥을 기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경제 펀더멘털은 최악인데 실물의 거울인 증시가 펄펄 끓는 것은 비정상이다. 신산업과 신기술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이 있지만,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식은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것은 묻지마식 투자의 위험성을 일깨운다.

무엇보다 빚투 열풍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약 17조8천억원이 늘어 작년의 연간 증가액(15조1천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8월에만 약 5조7천억원 불어나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아파트나 주식으로 흘러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42조3천억원이 증가해 작년 연간 증가분(45조7천억원)에 육박했다. 증시와 부동산의 상승장을 개인들이 부채로 떠받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싶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너도나도 빚을 내 부동산과 증시에 뛰어드는 현상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폭등하는 자산시장에 올라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이 이들을 영끌 투자로 내모는 것으로 보이지만 집값이나 주가가 떨어지면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정부는 그간 부동산 시장의 급등에 대해서는 과열을 경고하며 정책과 규제를 숨 가쁘게 쏟아냈지만, 증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제는 증시 거품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과도한 버블이 국가 경제에 초래할 해악은 마찬가지다. 고삐 풀린 대출이 자산 시장의 과잉 매수를 조장한다면 증가 속도나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와 금융계가 빚투의 부작용을 우려해 잠재적 위험 요인인 신용대출 억제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신용대출은 만기가 1년 이하로 짧아 급증할 경우 금융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대출을 죄기 위해서는 금리 수준을 높이고 한도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이나 자영업자의 생계 자금 대출 등의 문턱을 높이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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