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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친일파-일본 지배계급 비판한 일본인 작가 글 발견

송고시간2020-09-17 11:22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 1933년 도쿄 화재 취재하며 착취 구조 비판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연구로 확인돼

일본의 양심적 작가 마쓰다 도키코
일본의 양심적 작가 마쓰다 도키코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친일파 박춘금(朴春琴)과 일본 지배계급의 관계를 혹독히 비판한 양심 작가 마쓰다 도키코의 글이 나왔다.

17일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에 따르면 1933년 1월 15일 자 '문학신문' 26호에 마쓰다 도키코가 쓴 글이 실렸다.

김 교수에 따르면 마쓰다 도키코는 '1933년의 봄'이라는 제목의 르포를 발표했다.

르포는 도쿄 후카가와 도미카와쵸(深川富川町, 현 고토구)의 시장 건물에서 불이 나 조선인 30여명과 일본인이 목숨을 잃은 화재 사건에 대한 목격담이다.

마쓰다 도키코는 화재 현장을 찾아 몇 사람이 희생됐는지, 사건 수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방서 출동 상황 등에 대해 관계자에게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그는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뛰쳐나왔는데 소방서에서 30분이나 늦게 출동한 얘기를 듣고 분개한다.

당시 건물 1층이 시장이었고 2, 3층에는 5∼6인 가족의 조선인이 70%, 일본인 가족이 30% 셋방살이를 하고 있었다.

마쓰다 도키코는 해당 건물이 조선인 최초의 중의원이자 조선 노동자 및 농민의 배신자로 유명한 박춘금의 손에 넘어가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그는 르포에서 방화 설비가 전혀 없었으며 "건물에는 날품팔이나 실업자가 많았기에 방세도 밀려서 외상을 했지만 3∼4일 지나면 조선인들을 쥐어짜 갚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일본인, 조선인, 남녀 구별 없이 30여명의 생명을 빼앗은 것은 단지 '화재'라는 재난에 의한 것일까?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일본제국주의에 빌붙어 조선인으로서 최초로 의원에 당선돼 앞잡이 노릇을 하던 박춘금이 함석투성이의 연립주택에 비싼 집세를 매겼고, 뒤에서 조종한 대상은 일본의 지배계급"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 지배계급은 지금 만주 들판에서 수백명의 노동자와 농민 사병들을 총으로 살상하고 있다"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주의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8권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8권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르포는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8권 '되찾은 눈동자(르포집)'(사와다출판, 2008년)에도 실렸다.

김 교수는 "일본 양심적 작가가 1933년 도쿄에서 일어난 화재를 조사하며 일본 지배계급이 조선인 친일파를 조정해 강권을 휘두른 사실을 밝혔다"며 "친일파들이 권력에 기대 조선인을 착취한 사실을 고발한 르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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