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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가 내다본 미국의 미래

송고시간2020-09-17 10:28

조지 프리드먼 신간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미국 국방부 싱크탱크와 미 육군 국방대학, 미 국립 국방대학, 랜드연구소 등과 일했고 지금은 민간연구소 '지정학적 미래(Geopolitical Futures)'의 설립자 겸 회장인 조지 프리드먼은 국제정세 분석가로서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다. 자신의 책 '100년 후'에서 장기적으로 세계 권력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했으며 '21세기 지정학과 미국의 패권전략'에서는 21세기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을 제시했다.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에서는 유럽의 분열과 유럽연합의 와해를 내다봤다.

프리드먼은 올해 미국에서 출간한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원제 The Storm Before the Calm·김앤김북스)에서 21세기의 미국은 폭풍의 시기를 거치지만 늘 그래왔듯이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국으로 재창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이고,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한 저자는 미국이 건국 이래 제도적 주기와 사회경제적 주기라는 2개의 주기를 겪으면서 변해왔다고 풀이한다.

저자 조지 프리드먼
저자 조지 프리드먼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도적 주기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연방정부와 민간 영역 간의 관계를 규정해 왔고 80년을 주기로 반복되며 전쟁 종식이 그 원동력이다. 사회경제적 주기는 사회적, 경제적 체제가 기능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대략 50년이 한 주기다.

중국발 코로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서 보듯 미국의 연방정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냉전체제에 적합하게 설계된 연방정부의 구조는 이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와 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1980년대에 시작된 현 주기, 즉 '레이건 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 세율인하와 투자 증대, 마이크로칩 기술의 등장 등에 힘입어 경제가 활성화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에게 과도하게 부가 집중되면서 자본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곳은 사라지고 세계화와 기술 변화로 산업근로자 계층은 쇠락을 거듭해 왔다.

결국 두 주기 모두 2020년대에 위기에 직면하면서 막을 내리고 2030년대부터 새로운 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그 과정에서 계층 간 반목과 불화가 심해지고 미국이라는 체제가 심각한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폭풍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보기에 미국은 '발명된 나라'이며 이 같은 국가 형성의 인위적 성격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 모순을 드러내며 위기에 빠지게 된다. 기존 체제에 모순이 쌓이고 위기가 닥치면 서로 격렬하게 싸우지만 결국에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재창조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모순으로 전환되겠지만.

많은 사람이 미국의 쇠락을 점치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분열과 갈등 양상을 든다. 그러나 저자는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한 거대한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트럼프 역시 주기적 전환을 겪는 미국이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승객일 뿐이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보는 현재 미국의 정치·사회 상황은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기술관료 계층과 트럼프로 대변되는 백인 산업근로자 계층 간 힘의 대치로 요약된다.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누가 이기든 불화와 갈등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028년 무렵에 가면 기술관료 계층에 맞서 백인 산업근로자 계층이 주도하는 연합세력이 형성되고 이들을 기반으로 당선되는 대통령이 새로운 사회경제적 주기를 열게 된다. 마침 냉전체제의 잔영이 남아있던 제도적 주기도 종말을 고하고 미국은 '발명된 나라'의 고유한 힘들이 작동해 역동적인 국가로 다시 태어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특별서문에서 "냉전이 끝난 후 미국은 분명한 적도 없는데 여전히 미국이 책임을 져야 할 동맹체제는 존재했다"면서 "따라서 불가피하게 미국은 이 동맹체제를 자산이 아니라 부채로 여기게 됐고 한국 같은 나라들과의 관계는 예정보다 그 목적이 분명치 않게 됐다"고 지적한다. 부상하는 중국과의 갈등을 처리하는 데도 미국은 일촉즉발의 군사 개입이라는 냉전 시대의 모델을 벗어나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하는 등 훨씬 복잡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한미동맹과 안보 전략에 관해 냉전 시대의 낡은 사고 틀을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홍지수 옮김. 328쪽. 1만6천원.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가 내다본 미국의 미래 - 3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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