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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與 윤리감찰단 가동… 시늉만 해선 어림없단 각오 다져야

송고시간2020-09-16 17:19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판사 출신 최기상 의원에게 단장을 맡겨 윤리감찰단(감찰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을 계기로 대두한 당기 확립과 도덕성 증진 필요에 따라 8ㆍ29 전당대회 직전 당헌·당규를 개정하며 신설한 기구다. 감찰단은 앞으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 등의 부정부패, 젠더 폭력 등 문제를 법·도덕·윤리적 관점에서 판단해 윤리심판원에 넘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윤리심판원에 통합돼 있던 조사, 처분 권한을 분리하여 감찰단은 당내 검찰, 심판원은 법원 기능을 각각 나눠 맡는 셈이다. 그런 감찰단을 이낙연 대표는 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 부르며 활약을 기대한 뒤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이상직, 김홍걸 의원 문제를 감찰단 조사 대상 1호로 올렸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이 항공사의 대량 정리해고와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 추궁을 받으며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고 김 의원은 재산축소신고 의심을 사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당은 그러나 두 의원과 달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등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선 스스로 포기한 당직ㆍ당원권 정지만 확정하고 이미 기소가 되었기에 당 차원 조사는 실효가 없다고 보고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전례 없는 압도적 과반 여당이 되어 강한 도덕성을 요구받는 때에 당대표 직속으로 감찰단이 가동을 개시한 건 의미가 있다. 슈퍼 여당의 자정력을 높여주리라는 기대에서다. 전문성 갖춘 당 안팎 인사들로 구성되는 감찰단은 당대표 지시를 받아 윤리심판원에 징계를 요구하거나 당무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없었던 기능이 새로 생긴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평가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민심과 종종 동떨어지게 마련인 당심에 기울거나 온정주의에 끌려서 문제를 무마하고 당사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악용된다면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 당내 어느 기구보다 감찰단은 단호하고 냉철해야 한다. 사전적 방책이 아닌 사후적 대책이 가진 한계를 직시할 필요도 있다. 신속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감찰단 테이블에 오르게 되는 그 무엇이든 늘 이미 불거진 사안일 공산이 크므로 감찰단의 대응은 곧 사후적 대책으로 간주된다. 애초 당의 시스템이 온전하게 작동하여 사전적 방책이 효능을 발휘한다면 감찰단이 대응할 사안은 없거나 극소수일 테고 그게 이상적일 것이다. 지금 당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윤미향, 김홍걸 의원 문제는 지난 총선 때 급조한 가설 비례정당의 부실한 비례대표 공직후보 추천과 검증이란 사전적 방책의 부재나 미흡이 가져온 결과다. 그러니 그것을 반성하면서 언제든 선거법 개혁과 당내 공직후보 선출체제 혁신에 나설 태세를 갖추는 것이 보다 더 근본적 해법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날 최고위 결정으로 당과 감찰단은 큰 시험대에 올랐다. 이상직, 김홍걸 두 의원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언제,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의원은 당의 기업 직능 대표성이 강한 재선 의원이지만, 정부가 표방하는 철학에 반하는 정리해고 책임론 등 악성 현안에 얽혀 당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 대표가 창업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까지 말했겠는가.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감찰단의 엄정한 조사와 처분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 의원이 하루빨리 납득할만한 조치를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당의 정신적 기둥인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로서 후광 효과를 누리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감찰단은 그가 '아빠 찬스' 소리를 듣는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하게 조사하고 상응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두 의원과 달리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윤미향 의원 사안이다. 그는 정부 보조금 3억 6천만 원을 불법으로 챙긴 혐의와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등 개인 계좌로 받은 기부금 1억여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되었는데, 이런 중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당이 그를 제명하지 않은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이냐는 시각이 있다. 당은 혐의만으론 곤란하다며 법원 판단을 본 뒤 다른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야당 등 다른 쪽에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법원 판단은 한참 뒤에나 나올 테고 제명이나 의원직 사퇴 의견은 지속할 것이니 당이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부담은 그만큼 커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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